홍콩에 ‘노란우산’ 물결···범죄인 중국본토 인도 반대 대규모 시위

28일 홍콩 도심에 노란우산이 물결을 이뤘다. ‘중국 본토로 범죄인 인도 반대’ 대규모 시위가 열린 것이다.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엔=주영훈 기자]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에 반대한다”,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사퇴하라”

홍콩정부가 중국 본토로 범죄인을 인도하는 법안 입법을 추진하자 이의 악용을 우려하는 홍콩인들이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였다. 홍콩 시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노란우산’도 등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28일 오후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며 “홍콩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과 야당 등이 주도한 이번 시위는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2014년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보도했다. 시위에는 주최측 추산 13만명, 경찰 추산 2만2800명이 참여했다.

시위대들은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에 반대한다”,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코즈웨이베이지역에서 출발해 애드머럴티 지역에 있는 입법회 건물까지 4시간에 걸쳐 행진했다.

거리에는 상당수 시위대가 우산혁명의 상징인 ‘노란우산’을 들었다. 우산혁명은 2014년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분사를 막았던 것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이날 시위는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한 홍콩인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피했으나, 홍콩과 대만간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송환하지 못하자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했다.

이 법안에는 중국,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홍콩 정부가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날 거리에 나선 시위대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에 이 법규가 악용될 수 있다”며 법안 입법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홍콩 정부는 탈세 등 9가지 경제범죄는 이 법안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람 행정장관이 홍콩인들을 배신했다면서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대 참가자들은 “홍콩인들이 중국으로 보내져 법정에 설 위험에 처했다”, “홍콩 정부가 인민의 적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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