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다문화···’어울림’의 가치
쌍방향 문화교류를 통한 유대와 공존
디지털매체의 발전은?다양한 문화들을 한층 더 가깝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는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데 지리적으로 멀다는 사실이?절대적 제약이 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의 한류 열풍도 디지털매체를 통한 국제 문화교류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3월26일 한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도 한류 확산의 매체는 SNS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디지털매체가 아무리 발전한다 하더라도 얼굴을 맞대고 감정을 나누는 일의 중요성, 그리고 지리적 근접성에 따른 문화적 접근성의 역할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1990년대 중반부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한류의 근저에는 아시아?국가들의 문화적 유대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문화동반자 사업’···전 세계 문화예술 네트워크 구축
한류는 우리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한국 문화를 외국에 내보인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상호 교류 관점에서 아시아 국가들 간의 유대와 공존을 돈독히 하고?문화적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그중 하나가 2005년부터 시작된 아시아문화동반자 사업이다. 처음에 아시아 지역에 한정되었던 사업은 2007년부터 전 세계로 확대되어 문화동반자 사업이 되었다.?
이 사업은 2011년까지 전 세계 71개국에서 638명의 문화예술 전문가를 한국에 초청한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문화예술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통해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동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온 문화예술, 체육, 관광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6개월간 체류하며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한편 한국인들과의 공동작업을 수행한다. 분야는 문화정책, 전통·현대예술, 문화산업, 미디어, 관광, 체육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박물관 국제교류 네트워크 구축’) 및 국립중앙도서관(‘해외도서관 사서교류 연수’), 국립극장(‘전통예술인 초청연수’) 등 전문기관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이들은 한국 문화를 익히는 것은 물론 우리 국민에게 자국문화를 소개하는 기회도 갖는다. 보통의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초청자 국가의 문화를 소개하거나 아니면 초청자에게 자국문화를 배우게 하는 것과 다른 형식인 것이다. 문화동반자 사업은 이름에서 드러나듯 철저히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이 사업은 한국 사회의 문화 포용력을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쌍방향 문화교류의 기틀을 다지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다문화사회···’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과 소통’
이는 최근 이주민의 증가로 급격히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각각의 문화정체성을 보존하면서 공통의 가치를 탐색하고 이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인정과 관용정신을 배양하며 다양한 문화를 내재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문화동반자 사업의 기본방향은 현재 우리 정부의 다문화주의 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문화동반자 사업 외에도 우리 정부는 다문화 사회를 대비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다문화사회의 문화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현재 다문화 공연·전시 프로그램 개발, 다문화 자녀 문화예술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 문화예술·콘텐츠산업 종사자 대상 문화다양성 증진 교육, 문화 간 상호이해 증진을 위한 정책 개발 등 다각도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정책에서도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점은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과 소통이다.?
최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의 밑바탕에는 실시간 통신 환경의 변화 뿐 아니라 문화 교류를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한류 진흥의 목적은 단순히 외국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를 끄는 데 있지 않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한국 문화에 공감하며 문화적 풍요로움을 즐기고, 우리도 더욱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싶다는 표현이다. 우리 문화는 융화의 전통을 갖고 있다. 우리는 어울림의 가치를 내면 깊이 체화하고 있다. 현재의 한류와 다문화사회 정착은 한국 문화다운 전통의 결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