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대로 알기] 마지막 황제 푸이 살던 ‘자금성’ 현재 누가 살까요?

[아시아엔=중국을 읽어주는 중국어교사 모임] 쯔진청(紫禁城, 자금성) 하면 바로 중국을 떠올릴 정도로 이곳은 우리에게 익숙한 곳입니다.

<마지막 황제>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나요? 1987년 6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9개 부문을 수상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황제>는 자금성에서 1만9000여 엑스트라를 동원하여 찍은 명작이에요.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꼭 보세요. 자금성의 황금색 지붕이 화면을 압도하며 우리가 방송에서 흔하게 듣던 노래도 자주 들을 수 있으니까요.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금성은 황제가 살던 곳이지만 마지막 황제 ‘푸이’를 끝으로 주인 없는 곳이 됩니다. 72ha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성에는 현재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아요.

쯔진청

자금성은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의 아들 주체가 지은 황궁입니다. 그는 황위 찬탈을 위해 반란을 일으켜 황위에 오른 후 연호를 영락이라고 칭했어요. 황제가 되기 위해 반란을 일으키는 일은 우리나라 역사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자주 일어났지요. 그는 북방 몽골족의 침입을 막고 자신의 권력을 다지기 위해 영락 4년에 수도를 지금의 베이징으로 천도한 후 약 13년에 걸쳐 자금성을 완성합니다.

자금성은 명·청 시대 수도의 중심으로서 백성들은 출입할 수 없었으며, 황제, 황후, 고위 관리, 궁녀, 내시, 외국 사절단 정도만 거주할 수 있었답니다.

자금성이란 ‘자주색을 띈 금지된 성’이라는 뜻이에요. 그 이름은 중국 천문학에서 우주의 중심으로 여겼던 북극성과 관련이 있지요.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중심인 북극성을 진한 자주색으로 생각했어요.

당연히 하늘의 아들인 천자(황제)가 머무는 궁궐의 색을 자주색으로 칠해야 했지요. 쯔진청의 담장은 붉은빛이 감도는 자주색으로 칠해져 있고, 지붕은 온통 황색이에요. 지붕의 황색은 오행과 관련이 있는데, 오행에서 천하의 중앙은 토(土, 흙 토)이며 황색입니다. 천자는 천하의 중앙에 서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랍니다.

자금성은 1406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하여 총 15년간 100만명의 인원이 동원되었다네요.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긴 축을 중심으로 건축된 성의 남쪽 문이 그 유명한 톈안먼(天安門, 천안문)이에요. 톈안먼은 텔레비전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곳이라 여러분에게도 익숙하지요?

자금성의 건축물들은 남쪽 양기의 혜택을 받으며 찬바람, 악신, 호전적인 북쪽 이민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남향으로 지어졌어요. 황제가 정무를 처리하는 장소는 궁 앞쪽에 배치하고, 주거 장소는 궁 뒤쪽에 배치했지요. 자금성 앞쪽에 속하는 주요 건물로는 태화전을 들 수 있어요.

태화전은 황제가 중대한 의례 때 조정 대신을 만나 성대한 의식을 행하는 장소로 큰 전당과 넓은 정원이 있답니다. 중국 드라마에서 황제와 신하들이 정사를 돌보는 장면에서 자주 보던 곳이에요.

성 뒤쪽은 황제와 황후, 빈과 상궁들이 사용하던 건청궁, 교태전, 곤녕궁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중심 건물은 건청궁이며 황제의 침실이자 휴식 공간이지요. 이곳은 옹정 황제 이후부터 황제의 서재, 고위 관리와 만나는 장소로 이용되었어요. 별도로 만나고 싶은 신하를 이곳으로 부른 것이지요. 건청궁 뒤쪽에 있는 교태전은 명나라 초기에 황후가 살던 곳이에요.

텐안먼

건륭 황제 때는 황제의 직무실로 사용했고, 이후에는 나라의 옥새를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했답니다. 교태전 뒤쪽에는 황후가 사용하는 곤녕궁이 있어요. 자금성 북쪽에는 어화원이란 큰 정원이 있는데요, 황제와 황후가 여가를 즐기기 위해 만든 정원이에요. 대자연의 다양한 경치를 축소해서 만들어 놓은 곳이지요. 황제와 황후는 인생의 대부분을 쯔진청 안에서 보냈어요. 어화원 같은 휴식 공간이 없었다면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자금성은 총 넓이가 약 72ha로 800여 개의 건물과 8880개의 방, 10m의 높은 성벽, 50m 너비의 거대한 해자(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성 밖을 둘러 파서 만든 못)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방의 개수가 9,999개라고 설명하는 자료도 있지만 맞지 않아요. 자금성 바닥은 밟을 때 경쾌한 소리가 나는 특별한 벽돌이 깔려 있지요. 40여 장의 벽돌을 겹쳐서 쌓아 땅 밑에서 올라오는 침입자를 막았다네요. 침입자를 막기 위해 성 안에는 후원을 제외하고 나무도 전혀 심지 않았어요.

이 모든 것은 자금성에 살고 있는 황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명·청대에 걸친 500여년간 자금성에서는 24명의 황제가 살았어요. 가장 단명했던 황제는 즉위 29일 만에 사망한 명광종 태창제이고, 가장 오래 재위한 황제는 청 고종 건륭제로 60년 동안이나 황제로 살았답니다.

신해혁명(1911년, 신해년. 쑨원을 중심으로 청나라를 무너뜨리고 중화민국을 세운 혁명)이 일어난 다음 해인 1912년에 중국의 마지막 황제인 푸이가 퇴위했어요. 푸이를 마지막으로 자금성은 주인 없는 성이 되지요. 자금성은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고 많은 진기한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어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자금성은 고궁박물원으로 불리며 중국 사람과 외국인 관광객 모두가 찾는 세계적인 명소입니다. 화려했던 자금성 모습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기고 간 흔적은 우리 마음을 아름다움으로 뒤흔드네요.<출처=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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