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꽃물 편지’ 권영희 “담장 너머 번지는 라일락이고 싶어라”

라일락 꽃길

나도 누군가
한 눈에 읽어주는

한 눈에 읽어주는 편지이고 싶어라

적벽돌
담장 너머 번지는 라일락이고 싶어라

# 감상노트

‘수수꽃다리’라는 이름은 아기자기하지만 누군가에게 ‘꽃물 편지’를 쓴다면 ‘라일락’이라는 이름이 썩 어울리지. 이 시를 잔잔히 소리 내어 읽어보면 알 수 있지. 누구네 집 담장 너머 흐드러진 연보랏빛 라일락이 뿜어내던 향기. 그 향기 그 빛깔로 나를 이끌던 사람. (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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