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대로 알기] ‘반고와 여와’ 건국신화···신화는 신화일 뿐, ‘동북공정’ 역사는 왜곡 말아야

[아시아엔=중국을 읽어주는 중국어교사 모임] 세계 여러 나라에는 각기 다른 건국 신화와 전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과 사람이 된 곰인 웅녀 사이에서 태어난 단군이 고조선을 세웠다는 단군 신화, 알에서 태어났다고 하는 주몽, 박혁거세의 건국 신화 등이 있지요.

유럽에서는 올림포스 산의 여러 신들이 서로 사랑하고 싸우는 그리스 신화가 유명하고요. 그렇다면 유구한 역사와 드넓은 영토를 가진 중국은 어떠할까요? 중국 신화는 대부분 『산해경』, 『회남자』라는 책과 굴원이 지은 『초사』라는 작품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창세 신화, 건국 신화, 영웅 신화 등 여러 종류의 신화가 등장하는데, 그중에 몇 가지만 소개하도록 할게요.

첫째는 창조 신화입니다. 중국 신화에도 신이 세상과 인류를 창조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기독교 성서에 등장하는 천지창조 이야기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 매우 특이해요.

원래 세상은 처음에 하늘과 땅이 붙어 있는 큰 달걀 모양의 혼돈 상태였다고 합니다. 반고라는 신이 잠에서 깨어나 보니 너무 갑갑해서 화가 났대요. 어디선가 도끼를 가지고 와서 크게 휘두르니 하늘과 땅이 갈라졌다고 합니다. 그 후 그는 하늘과 땅이 다시 붙을까 염려되어 머리로 하늘을 받치고, 다리로 땅을 딛고 서서 18,000년을 지냈다네요. 반고의 키가 매일 자라서 하늘과 땅이 점점 멀어져 지금 상태에 이르렀고, 하늘이 안정적으로 떠 있는 것을 본 반고는 휴식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죽었답니다.

그가 죽을 때 그의 숨결은 구름과 바람이 되고, 목소리는 천둥소리로, 눈은 해와 달로, 손과 발은 산으로, 피는 강물로, 핏줄은 길로, 살은 밭으로, 머리카락과 수염은 별로, 피부와 털은 화초와 나무로, 치아, 뼈, 골수는 금속, 돌, 진주, 옥돌로 변하여 세계를 이루었대요.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인류가 없었는데 인류 창조에 관한 기록은 따로 존재합니다.

천지가 이루어졌으나 아직 무엇인가 허전하다고 느낀 여와는 황토를 빚어 작은 인형 같은 것을 만들었는데, 땅에 내려놓자 꽥꽥 소리치며 신나게 뛰놀며 살아 움직였어요. 크기는 작았지만 신이 직접 만든 것이어서 신과 매우 닮았지요. 이에 크게 만족한 여와는 더 많은 인간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천지가 워낙 넓었기 때문에 천지를 다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지요. 그리하여 여와가 줄 하나를 구해 와서 진흙에 넣고 크게 흔들었더니 튀어 나온 방울들이 인간으로 모두 변하여 세상에 인간이 가득 차게 되었다고 하네요.

인간을 창조했다는 복희와 여와

둘째는 신들의 전쟁에 관한 신화입니다. 대표적인 신들의 전쟁은 공공과 전욱의 전쟁인데, 그들은 각기 염제와 황제의 후예로 알려져 있어요. 옛날에 중원의 패권을 놓고 염제와 황제가 다투어 황제가 승리하고 염제가 남방 지역으로 쫓겨난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 황제의 후예인 전욱이 공공을 잔혹하게 핍박하고 억압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어요. 이에 공공이 전욱에 대항하여 잃어버린 상제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 전쟁을 벌이지요. 신계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는 어느덧 인간계로 내려와 하늘을 받치고 있던 기둥의 하나인 부주산 근방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때 공공은 쉽게 이기지 못함을 분히 여겨 부주산을 머리로 들이받는데, 그 때문에 하늘이 기울어져 지금처럼 천체가 기울어진 상태가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와요.

태양을 쏘는 예

셋째는 영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옛날 세상의 동쪽 끝에 매우 큰 뽕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그 그늘에 천제(天帝)의 열 아들이 함께 살고 있었대요. 아들들은 다리가 세 개 달린 황금 새였는데, 하루에 한 명씩 번갈아 가면서 하늘에 떴지요. 사람들이 그것을 태양이라고 일컬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장난기가 발동한 열 마리가 한꺼번에 떠서 인간 세상에 난리가 났대요. 지상의 왕이었던 요(堯) 임금이 천제에게 구원을 요청했고 이에 천제가 신 가운데 정직한 예를 보내 아들들을 혼내 주라고 했지요.

명사수였던 예는 아내인 항아와 함께 지상에 내려와 화살로 열 아들을 차례로 쏘아서 죽이려 했습니다. 요 임금이 태양이 다 없어질까 두려워 화살 한 개를 숨겨 예는 아홉 개의 태양만 사라지게 했다네요. 그런데 아들을 죽인 예에게 화가 난 천제가 예와 그의 아내 항아를 신적에서 지워 그들은 인간으로 강등이 되었어요. 이에 예는 불사약을 가지고 있는 서왕모를 찾아갑니다. 서왕모에게는 안타깝게도 불사약이 딱 두 알 남아 있었는데, 그 두 알 중 한 알을 먹으면 불로장생, 두 알을 다 먹으면 하늘로 오를 수 있었대요. 두 사람이니 당연히 불사약이 모자랐겠지요? 그런 자초지종을 안 항아는 남편 몰래 불사약을 두 알 다 먹고 하늘로 올라갔어요. 그런데 이 사실을 꿰뚫어 본 천제가 항아를 달에 가두고 외모도 추한 두꺼비 모양으로 바꾸어 버렸대요. 지금도 달을 보면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출처=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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