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경기불황에 녹색기술 멈칫”
발전소와 공장 등 이산화탄소(CO2) 대량 배출원에서 곧바로 CO2를 모은 뒤 지하에 영구 저장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탄소포집저장(CCS)’같은 녹색기술들이 최근 전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주춤해졌다는 지적이다.
국제탄소포집저장연구소(GCCSI)의 브래드 페이지(Brad Page) 소장(CEO)은 21일 오후 3시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국제CCS 동향 회원 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CCS 없이는 각국에서 배출되는 CO2를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페이지 소장은 경제불황 이외에도 ▲막대한 비용과 ▲저장 용량 ▲법 규제 및 부족한 인센티브 ▲사회적 합의의 어려움 등이 국제사회가 CCS를 진척시키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지 소장은 “CCS프로젝트는 인류의 의무이자, 또한 ‘산업과정의 일부’로 인식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페이지 소장에 따르면, CCS는 지구촌에서 능동적인 기후변화 대응책의 하나로 손꼽히는 녹색기술이다. 유력한 온실가스 감축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여건이 나빠지면 미뤄둬야 할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의 CCS 전문가들 역시 페이지 소장의 시각에 공감을 나타냈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사단법인 ‘한국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협회(KCCSA)의 한종훈 운영위원장(서울공대 교수)은 “비용 측면에서 볼 때 CCS가 가장 비용이 낮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특히 “한국이 경제성 등을 이유로 CCS 개발을 늦추게 된다면, 차후 배출권거래제나 탄소세 등 CO2 배출규제가 본격 시행될 경우, 경제·사회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국 정부와 산업계가 부담해야 할 비용측면에서?CCS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높은 탄소감축 성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인데, 한국 등 대다수 나라에서 아직까지 낯설게 느끼고 있다는 게 한국 CCS 전문가의 시각이다.
국제CCS연구소(Global CCS Institute, GCCSI)는 CCS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으로, 호주에 본부를 두고 있다. 3년째 전 세계 CCS 동향을 조사해 지난해 더반기후회담 및 청정에너지장관회의(CEM) 등에 국제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오는 2013년 10월7~9일 서울에서 GCCSI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GCCSI에서는 스티브 소장과 휘테이커 박사, 케리 브룩스(Kerry Brooks) GCCSI 동북아 담당관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력기술 등 에너지 회사들이 대부분 참가했다. 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전력연구원 등 CCS 관련 연구소 관계자들도 여럿 참석했다.
이밖에 GS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인벤시스코리아, KC코트렐, 대우조선해양 등 에너지 다소비 기업의 환경경영 임직원, 한국CCS협회 및 GCCSI 회원사의 CCS 전문가들이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상현 기자 ?coup4u@theasian.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