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빅뱅 승리와 정준영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빅뱅 승리. 승리와 버닝썬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요즘 나라가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한마디로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으로 시작된 가수 승리와 정준영 사건은 경찰과의 유착, 성폭행, 마약의혹 등으로 번졌다. 이후 승리가 성매매 알선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함께 정준영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공유했다는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젊은 아이돌 가수들의 타락한 생활상은 죄의식이 없는 황금만능주의에서 비롯된 적폐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아직 젊어 세상물정을 잘 모르고 저지른 악행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피해를 당한 이들은 어떻게 봐야 할까?

정준영

세상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라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도덕이 아닌가? 워싱턴 D.C 지하철 랑팡역에서 있던 일이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에 야구 모자를 눌러 쓴 청년이 낡은 바이올린을 꺼내 들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연주한 지 6분이 지났을 때, 한 사람이 벽에 기대어 음악을 들었고, 43분 동안 일곱명이 청년의 바이올린 연주를 1분 남짓 지켜보았다. 스물일곱명이 바이올린 케이스에 돈을 넣었고, 그렇게 모인 돈은 32달러17센트였다.

다음날, 신문을 펼친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지하철역에서 공연하던 청년은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죠슈아 벨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날, 바이올리니스트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음색이 예리하고 아름다운 ‘스트라디바리우스’ 350만 달러짜리 바이올린을 들고 43분 동안 아주 멋진 연주를 했다.

그러나 그날, 현장을 오가던 1070명은 단 1초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고, 음악소리를 듣는 척도 않고 그냥 무심하게 지나쳐 갔다. 이 공연을 제안한 ‘워싱턴포스트’는 현대인이 일상에 쫓겨 자기 주변에 존재하는 소중한 것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며 참으로 안타까워 했다.

우리들은 정말로 이 세상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 가치를 외면하며 살고 있지는 않을까? 기껏 돈을 벌어 성매매나 하고, 몰래 성행위 동영상을 찍어 돌려보며 낄낄대는 것은 절대 옳은 삶의 태도는 아니다. 피해자들을 한번만 생각했어도 그런 행동이 나올 수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재능 있다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코앞에서 연주하고 있어도 눈치조차 채지 못하는 이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어떻게 보이지 않는 가치를 일깨워 주어야 할 것인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물질만능주의와 권력지상주의의 사악한 미몽에서 깨어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땅에 떨어진 도덕을 바로세우는 일이 아니면 치료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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