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18] 키르기스스탄과 오래된 국경문제 해결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중앙아시아 역내 평화 문제부터 풀기 시작했다. 사진은 취임 열흘 뒤 첫 정상회담 상대로 만난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당시 키르기스스탄 대통령(2011~2017)과 정상회담 후 기념 촬영한 모습이다.

[아시아엔=조철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저자] “키르기스스탄 출신 우즈벡인입니다. 우즈벡 남자하고 결혼해서 1990년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 살고 있습니다. 키르기스스탄에는 남동생과 언니, 조카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0년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사이에 인종 분쟁이 일어나 그 뒤로부터는 두 나라 사이가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 그건 제 인생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노력으로 키르기스스탄과 국경문제가 해결돼 복잡한 초대 과정, 거주 등록 같은 어려움이 없어져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나도 가족과 편하게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기쁩니다.”

2017년 가을 타슈켄트에서 만난 아디나(54·우즈네프트가즈 직원)씨는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두 나라가 이제는 영원히 다정한 이웃으로 잘 살게 될 것 같다며 안도했다. 지난 7년 두 나라의 정치 소용돌이 속에서 가슴앓이 했던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면서 남북으로 갈라진 한국의 이산가족 문제를 염려했다.

우즈베키스탄의 2017년은 ‘국민과의 대화와 인간권익의 해’였다. 인간 권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정상외교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국민만의 인간 권익이 아니라 키르기스스탄 국민의 인간 권익까지 챙기며 취임 첫해부터 국제사회에 멋진 선물을 안겨 화제를 모았다.

양국 정상은 한해 동안 세 차례나 만났다. 2016년 12월 24일과 2017년 9월 6일, 2017년 10월 5일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오랫동안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두 나라의 국경 문제부터 풀고자 노력했다.

첫 회담은 타슈켄트에서 열렸다. 취임 직후 우즈베키스탄을 공식 방문한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적극성과 중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의지가 유쾌하게 만나 해묵은 국경 갈등 문제를 풀자는 데 합의했다.

그 결과 첫 논의 후 8개월여 뒤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Bishkek)를 찾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아탐바예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1170km가량의 전체 국경선 중 950km 구간의 장벽을 거둬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한 달 뒤 타슈켄트에서 다시 만나 나머지 문제까지 마무리하자는 데 합의했다.

2010년 6월 키르기스스탄에서는 키르기스 민족과 우즈벡 민족 사이에 국제사회가 염려할 만큼 큰 인종 갈등이 있었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사상자가 속출했고,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이 사태로 124명이 숨지고 1,500명 가까이 부상했다는 발표도 내놓았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으로 탈출하려는 10만 명가량의 키르기스스탄 우즈벡인들이 국경으로 집결했다는 보도와 함께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서둘러 국경 인근 지역에 난민촌을 만들고 있다는 보도로도 이어졌다.

이후 얼마 안 있어 양국 국경은 즉각 폐쇄됐다. 그러면서 앞서 소개한 타슈켄트 시민 아디나 씨 같은 이산가족이 속출했다. 뿐만 아니라 양국은 이후에도 국경 문제로 자주 갈등을 빚으면서 중앙아시아 전체의 긴장감까지 높였다. 다음은 2016년 3월 24일 자 뉴시스 기사다.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과 서쪽 접경국 우즈베키스탄이 국경선 다툼을 벌이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이 접경지의 저수지 등에 대한 영토 반환을 주장하자 우즈베키스탄이 반대하며 국경에 군사력을 증강했고 이를 키르기스스탄이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주 우즈벡은 양국 국경 통과처 한 곳을 폐쇄한 뒤 문제의 지역으로 군대와 차량을 이동시켰다. 이에 키르기스스탄도 국경 진입 통제를 강화했다.’

2016년 12월 24일 양국 정상이 처음 만난 때로부터 불과 10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렇듯 두 나라의 국경은 중앙아시아의 최대 화약고 중 하나였다. 그런데 전향적 만남을 통해 양국의 지도자가 이 문제를 극적으로 해결하자 우즈베키스탄의 한 언론인은 2017년 노벨평화상의 진정한 주인공은 이들 두 사람이란 극찬까지 내놓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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