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100년] “항일독립정신 맹호부대가 잇겠습니다”

국립묘지 애국지사 묘역 102번에 잠드신 권준 선생

[아시아엔=유기종 육군 소장, 수도기계화보병사단장] 오직 조국 독립을 위해 자신의 온 생애를 의열단 ‘공약 10조’의 첫 조항처럼 ‘천하의 정의(正義)의 사(事)를 맹렬히 실행하는데’ 바치신 권준 대령님!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조국을 위한 권 대령님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은 우리 맹호부대의 창설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백년편지를 올립니다.

당신의 거룩했던 생애를 돌이켜보면, 후손들이 나라 없는 설움과 고통을 겪지 않고 살 수 있도록 1917년 23세의 젊은 나이에 광복회 활동을 시작으로, 1919년 3.1운동 직후 만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하셨습니다. 독립운동의 산실인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신 후에는 김원봉, 윤세주 선생 등과 함께 일제 침략기관과 침략 원흉들을 응징하기 위해 의열단을 결성하셨고, 독립운동 자금조달과 ‘조선총독부 투탄 의거’, ‘동양척식회사 투탄 의거’ 등 수많은 의거들을 행하셨습니다.

황포군관학교

또한 의열단 동지들과 함께 항일독립활동에 필요한 정치.군사 분야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 중국국민당 지도자 쑨원이 설립한 황포군관학교를 졸업하셨습니다. 이후 중국군 장교가 되어 당시 의열단, 중국국민당 그리고 중국군 간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 속에서 정확한 정세 분석과 뛰어난 판단력으로 이들의 중개 역할을 하며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과 의거들을 전방위로 지원하셨습니다.

1932년에는 한중연합 항일활동을 위해 설립된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의 교관이 되어 조국 독립의 사명을 짊어질 청년 투사와 간부 양성에 진력하셨습니다. 1944년부터 대한민국임시정부 내무부 차장으로 활동하시다 우리 민족의 염원이었던 조국의 광복을 맞이하셨습니다.

1946년 드디어 꿈에 그리던 조국으로 귀국 후 육군 대령으로 특채되어 대한민국 건군(建軍)의 주축으로서 국군의 기반을 굳건히 마련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맹호부대(당시 수도경비사령부) 초대 지휘관으로 부임하시어 조국을 위한 권 대령님의 숭고한 정신과 헌신적인 자세를 우리 후배 전우들의 가슴 속에 깊이 각인시키시며, 부대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조국 수호라는 우리 군의 숭고한 사명을 다시 한번 확고히 되새기게 하셨습니다.

올해 2019년은 우리 맹호부대가 창설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 맹호부대는 1949년 6월 20일 서울 용산에서 권 대령님을 초대 지휘관으로 하여 ‘수도경비사령부’라는 명칭으로 창설된, 무엇보다 권 대령님께서 몸소 보여주신 애국애족의 정신을 계승한 역사와 전통이 빛나는 부대입니다.

6.25전쟁 시에는 우리 국군 최선봉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부대로 위엄을 떨쳤으며, 1965년에는 베트남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대한민국 전투부대 최초로 해외파병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당시 우리 맹호부대의 용맹함은 북베트남군 호치민 총사령관이 ‘맹호를 만나면 모든 작전을 취소하고 병력과 장비를 보존하라’고 지시할 정도로 매우 유명했습니다. 이 소식은 우리 국민들에게 그동안 다른 나라에게 도움만 받던 존재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전해 주었으며, 이러한 자신감과 희망은 우리 대한민국 발전의 큰 원동력 중 하나가 되기도 했습니다.

1973년 3월 21일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기계화사단이 되어 ‘수도기계화보병사단’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과 싸워 반드시 승리하는 최강의 전투력을 갖춘 ‘전천후 공세기동 기계화부대’의 면모를 갖추었습니다. 2016년에는 최초의 미래 기계화보병사단으로 거듭나며 명실공히 우리 군 최강의 전투력을 지닌 부대로 성장하였습니다.

권 대령님! 우리 맹호부대는 이렇게 권 대령님의 조국을 위한 숭고한 항일독립운동정신을 이어받아 조국이 위험에 처했을 때나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 주저 없이 달려 나가 오로지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용맹스럽게 싸웠고 굳건히 지켜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국민들에게 어려웠던 시절 용기와 희망을 준 부대로, 또한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최강의 기계화부대로 인정받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도 “조국이 부르면 맹호는 간다”는 부대정신 아래 ‘맹호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사단 창설 7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의 맹호부대 지휘관으로서 감히 약속드립니다. 우리 맹호인 모두는 조국을 위해 걸어온 권준 대령님의 고귀했던 그 길과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중한 조국,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더 나아가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길이라면 결코 망설임 없이 그 길을 굳건히 걸어 나가겠습니다. 권 대령님의 숭고한 정신과 업적들에 대해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 우리 조국과 맹호부대가 발전해 가는 모습을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2019년 3월 1일

대한민국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장 소장 유기종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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