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입적’ 안직수 “어떤 집착도 버린 손. 설악(雪嶽) 무산(霧山) 조오현(曺五鉉)”
큰스님 만나러 설악에 갔다가
스님은 백담사에
버려두고
나 혼자 왔다.
# 감상노트
죽는다는 건 헤어진다는 것. 헤어진다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아도 바라볼 수 없어도 큰스님은 백담사에 계신 거구나. 가져올 수 없어 스님은 산에 두고 그 음성 그 눈빛만 가지고 혼자 왔으니. 그러나 스님도 나를 버리지 않았고 나도 스님을 버리지 않았다. 우리가 스님을 생각하는 동안은 스님과 함께 있는 것이니. 눈 감으면 생생히 손에 잡히는 손. 어떤 집착도 버린 손. 설악(雪嶽) 무산(霧山) 조오현(曺五鉉).?(홍성란 시인 ·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