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부엉이의 지혜를 얻는 4가지 방법

미네르바의 부엉이. 지혜를 상징한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인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지식(知識)도 중요하지만 지혜(智慧)만큼 소중한 것은 없을 것이다. 지식과 지혜는 다르다. 지식은 교육이나 경험, 또는 연구를 통해 얻은 체계화된 인식을 말하며 지혜는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도를 생각해 내는 정신능력이다.

하지만 진짜 지혜는 미혹(迷惑)을 끊고 진리에 관한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힘이다. 그럼 지식과 지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하여 얻는 것이 지식이다. 지식은 주로 편안한 상태에서 머리로 습득한다. 그러나 지혜는 대체로 고통과 난관 속에서 온몸으로 부딪혀 깨달아 얻는다.

이렇게 지식에 삶의 경험과 깊은 사고력이 더하여져 지혜가 된다. 지식은 너와 내가 둘이고, 지혜는 너와 내가 하나를 아는 것이다. ​지식은 나이 듦이 늙음이고, 지혜는 나이 듦이 익어감이다. 또한 ​지식은 죽음이 끝이고, 지혜는 죽음이 새로운 시작인 것을 아는 거다.

아인슈타인은 전문지식만 갖춘 사람은 잘 훈련된 개와 같은 상태가 된다고 하였다. ​지식만으론 참된 인성(人性)을 갖춘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지식은 세상을 눈으로 보고, 지혜는 세상을 마음으로 보기 때문이다.

초기불전(初期佛典)인 <테라가타>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지혜는 재산보다 더 소중하다. 사람은 지혜에 의해 세상의 궁극(窮極)에 이른다. 궁극에 이르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들은 거듭 태어나 악행(惡行)을 저지른다.”

부처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고뇌(苦惱)와 법열(法悅)이 교차하는 적나라한 수행생활의 고백을 정리한 불전이 바로 <테라가타>와 <테라기타>다. 그 중에서 테라가타는 비구들의 고백이며, 테라기타는 비구니들의 고백이다.

이 고백들은 대개 괴로움의 소멸, 속박에서의 벗어남, 번뇌의 탈출, 해탈, 윤회, 피안(彼岸), 죽음의 세계, 최선, 애집(愛執)을 버림, 무지, 최후신(最後身), 최고의 평안, 마음, 온전한 평안, 마음의 청정, 번뇌의 사슬, 안락, 죽음과 삶의 때를 기다림, 붓다의 가르침 등 많은 고백을 짧은 시구 형태로 쓴 글이다. 고백들은 무려 1000가지가 넘는다. 그런데 그 내용들을 읽어 보면 지혜가 인간의 욕망과 산더미 같은 재산보다도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지혜를 가진 자는 항상 남에게 복덕을 가져다주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악행을 저지른다는 내용이다.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 부처님이 히말라야의 한 오두막에서 선정(禪定)에 들어 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만약 왕이 된다면 남을 죽이거나 죽임을 당하거나 남의 것을 빼앗거나 빼앗김을 당하거나, 남을 슬프게 하거나 스스로 슬픈 일을 만들거나 한결 같이 법 안에서 법대로 행하며 법이 아닌 것은 행하지 않는 통치자가 되어야겠다.”

그때 부처님 생각 속에 악마가 끼어들었다. “부처님이시여, 그렇게 하소서. 부처님은 이 세상에서 그 어떤 어려운 일도 다 해낼 수 있는 분이십니다. 만약 부처님이 왕이 되신다면 능히 그렇게 하고도 남을 분이십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다시 생각했다. “아니다. 비록 저 히말라야에 산더미 같은 황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또한 그 만큼의 황금을 더 만든다 하더라도, 사람의 욕심은 다 채우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금과 돌을 하나로 보아야 한다.” 부처님이 선정에서 다시 깨어나자 악마는 더 이상 유혹을 포기했다.

인간이 지혜를 가지는데 가장 경계를 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욕망이다. 이 욕망 때문에 사람은 지혜의 샘을 가지지 못한다. 왕이 되려는 것도 욕망이며, 이 욕망을 가지는 순간부터 애초에 가진 모든 생각들이 사라진다는 것을 부처님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혜란 ‘금과 돌을 다 하나로 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그럼 그 소중한 지혜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첫째,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태어나는 것은 반드시 죽는다. 형태가 있는 것은 반드시 소멸한다. 따라서 ‘나도 꼭 죽는다’라고 인정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둘째, 회자정리(會者定離)다. 만나면 헤어짐이 세상사 법칙이요 진리다. 모든 인연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 매달리고, 집착하고, 놓고 싶지 않는 그 마음이 바로 괴로움의 원인이다. 마음을 비우고 가볍게 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셋째, 원증회고(怨憎會苦)다. 미운 사람, 싫은 것, 바라지 않는 일은 반드시 만나게 된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되어 있다. 원수를 맺으면 안 된다. 늘 마음을 비우고 베풀며 살아야 한다.

넷째, 구부득고(求不得苦)이다. 구하고자, 얻고자, 성공하고자, 행복하고자 하나 세상살이가 그렇게 만만치 않다. ‘재색명리’(財色名利)다. 뜬구름 같다. 그 허망한 것에 목숨 걸 이유가 있을까?

극(極)하면 변하는 것이 천지의 이치다. 개인이나 가정이나 단체나 국가나 왕성할 때에 조심 또 조심하는 것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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