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 영웅호걸 108인이 펼치는 ‘수호전’에 빠져들다

수호전. 108명의 영웅호걸이 펼치는 대하드라마다.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덕화만발’ 블로그 운영자] 학창시절 밤 새워 읽던 책이 <수호전>(水滸傳)이다. 그 수호전이 드라마로 재탄생되어 덕화만발 ‘역사 대하드라마 방’에 올리게 되었다. 108명의 영웅호걸들이 펼치는 이 장쾌한 수호전을 보며 설 명절에 무료함을 달래 보면 어떨까 한다.

수호전은 명대(明代)에 쓰인 장편무협 소설로 북송(北宋)의 양산박(梁山泊)에서 봉기하던 호걸들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108명의 호걸들이 조정의 부패와 관료의 비행에 반항하여 민중들의 호응을 얻는 이야기다.

수호전은 민중의 꿈과 슬픔을 반영한 영웅들의 비극을 다룬 실화다. 송(宋)나라의 휘종(徽宗) 선화(宣和) 연간(1119~1125)에 채경(蔡京)과 동관(童貫), 고구(高俅), 양전(楊戩)이라는 4명의 고관이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며 악정을 일삼았다.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죄를 범하거나 억울하게 누명을 써 갈 곳 없는 죄인과 무뢰한들이 관권에 반항해 천하를 휘젓고 다니다가 양산박에 모여든다. 108명의 호걸들은 송강(宋江)과 노준의(盧俊義)를 두령으로, 오용(吳用)과 공손승(公孫勝)을 군사로 삼아, 각자의 직분을 가지고 하늘의 뜻을 받들어 도를 행한다는 ‘체천행도’(替天行道)의 깃발 아래 기세를 올린다. 동관이 이끄는 관군을 2차례, 고구가 이끄는 관군을 3차례 격파한다.

그 뒤 천자(天子)의 귀순 권유를 받아 양산박을 버리고, 칙명을 받아 북방의 요(遼) 나라를 항복시킨 데 이어서 전호(田虎), 왕경(王慶), 방랍(方臘)의 반란을 평정한다. 악전고투를 거듭하는 사이 108명 가운데 태반은 전사하거나 병사해 점차 숫자가 줄어든다. 방랍을 토벌하고 수도로 개선한 자는 고작 27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은 그 공으로 제각기 관직과 작위를 받았는데, 그 가운데 절반은 각자의 임지로 갔고, 나머지 절반은 관직을 버리고 야인(野人)이 된다. 이렇게 하여 마지막까지 남은 27명도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고구와 양전은 여전히 송강을 두려워한다. 결국 그들은 채경, 동관과 일을 꾸며서 먼저 송강의 오른팔인 노준의를 독살한 뒤 이규(李逵)를 없애고, 마지막으로 송강을 독살한다.

이상이 <수호전>의 줄거리다. 전반부에는 영웅호걸들의 용감한 반항이 그려지고, 귀순을 한 후반부에는 그 비극적인 말로가 묘사된다. 용감한 반항에 대한 민중의 공감과 비통한 말로에 대한 민중의 동정심과 슬픔 등은 봉건사회의 민중이 만들어 내는 전형적인 영웅 드라마다.

이것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전반부에 묘사되는 개개의 영웅전은 <수호전>이라는 큰 강의 지류와 같고, 그 크고 작은 108개의 지류가 모여 큰 강을 이룬 다음 사라진다는 내용이다. 이와 같이 <수호전>은 그 흐름의 전체를 민중의 꿈과 슬픔을 반영한 영웅들의 비극(悲劇)을 그린 역사 대하드라마다.

2월 2일부터 이어지는 이 긴긴 설 연휴를 이 흥미진진한 <수호전>에 빠져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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