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원불교 원로가 손석희 JTBC 사장에게 드리는 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1월 24일 손석희 JTBC 대표이사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프리랜서 기자 김웅(49)씨가 공갈미수 혐의로 손 대표와 함께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니 손석희 사장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언론인이 손 사장이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평소 깨끗한 이미지로 언제나 자기 자신을 돌볼 줄 아는 훌륭한 언론인으로 세상에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그런 손 사장이 느닷없이 폭행에 연루돼 실시간 검색어 1위에까지 올라갔다.

25일 서울서부지검에 따르면 이 사건을 형사 1부에 배당하고 경찰에 수사지휘를 내릴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김씨가 손 대표를 폭행 혐의로 신고한 사건을 수사 중인 마포경찰서는 손 대표의 고소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게 된다는 발표다.

김씨가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 24일 저녁 손 대표와 JTBC 측은 오히려 채용 청탁과 협박을 받았다고 일축하면서 김씨를 공갈혐의로 고소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 당일 인근 파출소로 찾아가 손 대표이사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니 사건을 기록해달라고 말한 뒤, 13일 해당 파출소를 다시 찾아가 사건을 정식 신고하고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술집에서 손 대표이사와 둘이 있던 중 그로부터 얼굴과 어깨 및 정강이 부위를 여러 차례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전치 3주의 상해진단서를 복사본으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직접적 증거는 없는 상황”이라며 “손 대표에게 경찰 출석을 요청했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JTBC는 김씨의 주장에 관해 “A씨가 손 대표이사에게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그를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JTBC는 이어 “일이 일어난 당일에도 취업청탁을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며 “손 대표이사가 ‘정신 좀 차리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건의 전부”라고 밝혔다.

필자는 저간의 사정을 정말 안타깝게 지켜보는 중이다. 손 대표 정도의 인물이 이런 ‘치사한 사건’에 연루된 것이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화가 치밀어도 왜 자제를 못하고 사건에 휘말렸을까?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상대방이 야수처럼 돌변하여 포악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상대방을 조련하듯 달래가면서 위기를 넘겨야 한다. 자칫 화를 내고 만에 하나 손찌검이라도 하게 되면 손석희 사장처럼 재앙에 휘말릴 위험성이 있다.

이를 통해 보면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호랑이를 달래는 ‘달기노심(達其怒心)’의 심법으로 화를 참아야 한다. 내 감정을 앞세우기 보다는 상대방을 감정을 잘 살펴 대응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이다. 성내는 상대의 마음을 잘 달래서 화를 면하여야 한다는 ‘달기노심(達其怒心)’의 심법으로 우리의 화를 잘 다스리는 방법을 한번 알아본다.

첫째,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억지로라도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는 거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하라. ‘내가 저 사람이라도 저럴 수밖에 없을 거야’ ‘뭔가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서 저럴 거야’ 이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둘째, ‘내가 왜 너 때문에’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신경을 건드린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고 있는데, 그 사람 때문에 내가 속을 끓인다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 ‘내가 왜 당신 때문에 속을 썩어야 하지?’ 그렇게 생각하면 저절로 화가 풀린다.

셋째, ‘시간이 약’ 임을 확신하는 것이다. 지금의 속상한 일도 며칠 지나면, 아니 몇 시간만 지나면 별 것 아니다. 이런 사실을 깨달아 너무 속상할 때는 ‘세월이 약’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돌린다.

넷째, 인간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생각한다. 세상만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화로 인해 속상해 하지 말고, ‘새옹지마’라고 생각하자. 그러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다섯째, 즐거웠던 순간을 회상한다. 괴로운 일에 매달리다 보면 한없이 속을 끓이게 된다. 즐거웠던 지난 일을 회상해 보면 기분이 전환될 수 있다.

여섯째,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화가 치솟을 때 조용히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침을 삼키듯 꿀꺽 삼킨다. 이를 ‘단전주심법’(丹田住心法)’이라고 한다.

일곱째, 전생의 업보라 생각하고 되갚지 않는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심한 분노가 솟아오를 때는 이를 전생의 업보라고 생각한다. 달게 받고 갚지 않으면 그 업은 쉬워진다. 이를 ‘감수불보’(甘受不報)라 한다.

이들 일곱 가지가 ‘화문’(火門)에서 ‘화문’(和門)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모든 일을 화(和)와 유(柔)로 해결하면 능히 강(剛)을 이길 수 있다. 촉(觸) 없이 그 일을 성취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화’와 ‘유’로 해도 되지 않는 경우에는 부득이 ‘강’을 쓰는 것도 한 방편(方便)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화문(和門)이상의 복문(福門)은 없다.

자칫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뒤늦은 후회를 할 수 있다. 우리 마음의 본말(本末)을 알고, 마음 닦는 법과 마음 쓰는 법을 잘 아는 것이 모든 지혜 중의 제일 근본 되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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