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투어⑩] ‘무함마드 라힘 칸 메드레세’ 통해 ‘역사와 문명’을 함께 보다

 

이찬칼라 서문 가까이 칼타 미노르 미나레트 모습. 제법 큰 규모의 둘레를 모두 에메랄드 빛 타일로 감싸 멀리서 봐도 지극히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최희영

[아시아엔=최희영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 작가] ‘이슬람 훗자 미나레트’ 아래로 펼쳐진 수많은 메드레세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무함마드 라힘 칸 메드레세’(Muhammad Rakhim Khan Medressa)다.

1870년대 당시 히바를 통치했던 무함마드 라힘 칸의 명령으로 짓기 시작해 1876년 완공된 히바 지역 최대 규모의 메드레세다. 히바 건축물 특유의 푸른빛이 성스러운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차분하게 꾸민 여러 교육용 시설과 76개의 개인 공부방들이 이 도시의 찬란했던 문명사 한 토막을 생생하게 기억해낸다.

“무함마드 라힘 칸은 교육과 문학, 철학과 과학 등에 조예가 깊었던 아주 훌륭한 통치자였습니다. 그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이 시설이 만들어졌는데 여기서는 코란뿐 아니라 과학과 시 작법도 가르쳤다는 기록이 있습니다.”(우즈벡 여행 가이드)

쿠냐 아르크(Kunya Ark)와 타시 하울리 궁전(Tash Hauli Palace) 또한 이날의 관광 여정에서 기억에 남는 중세 유적지다. 둘은 이곳 이찬칼리에 공존하며 곧잘 비교된다. 먼저 1838년 완공된 타시 하울리 궁전은 알라쿨리 칸이 세운 궁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타일과 인테리어로 유명하다. 높은 벽과 사방을 막은 정원 또한 독특하다. 이 건축양식은 후대 히바 건축물의 토대가 되었을 만큼 사뭇 독창적이다.

‘오래된 궁전’이란 뜻의 쿠냐 아르크 역시 독창성이 생명이다. 이찬칼라의 다른 유적들과도 확실하게 구분해놓은 높은 성벽이 이곳을 도시 속의 또 다른 도시로 만들었다. 궁전 안뜰엔 여름 모스크와 겨울 모스크가 각각 다른 용도로 자리 잡았다. 이란과의 전쟁 때 상당 부분 파괴되어 19세기 초 복원 작업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앞서 소개한 이슬람 훗자 미나레트가 높이로 한 몫 한다면 이찬칼라 서문 가까이의 칼타 미노르 미나레트(Kalta Minor Minaret)는 제법 큰 규모의 둘레가 특징이다. 그 둘레를 모두 에메랄드빛 타일로 감싸 멀리서 보아도 지극히 환상적인 자태를 뽐낸다.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은 이 미나레트가 아직도 미완성작이라는 사실이다.

1852년 착공하여 1855년 갑작스러운 건설 중단 이후 미완의 상태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미완의 정확한 배경은 확실하게 알려진 바 없어 우즈베키스탄 여행의 또 다른 스토리를 제공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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