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 우울증’에서 빠져나오는 5가지 지혜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요즘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꽤 많다. 특히 연말연초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 우울증(depression)은 ‘기분장애’의 일종으로, 우울한 기분을 보이며 의욕·관심·정신활동의 저하가 나타난다, 초조·번민·식욕 저하·불면증·지속적인 슬픔·불안 등의 증상을 보인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도 한다. 그런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삶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기도 하다. 우울증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배 정도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세로토닌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서 세로토닌의 농도가 조금만 변해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SNS가 발달해 SNS로 인한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12월 21자 <조선일보>에 ‘나만 빼고 전부 행복한 듯, SNS 카페인 우울증 아세요?’라는 제목의 보도가 나왔다. ‘카·페·인 우울증’이란 ‘카카오스토리·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이 세 가지 매체의 약자를 딴 것으로 우울증과 합성어를 이루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가 2017년 68만명에 이른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활용하는 도구가 바로 SNS다. 그런데 그 외로움을 해소하려고 애용하는 SNS가 오히려 우리에게 더 깊은 외로움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따른다고 하니 보통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SNS에 노출된 게시물이 상대의 전부가 아님을 알고 있지만, 이를 잊고 자신의 삶과 비교하며 우울감에 빠지는 것이다. ‘카·페·인 우울증’ 원인은 ‘상호작용에 대한 기대와 부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해 생기는 박탈과 상실감’ 그리고 ‘지나친 몰입’ 등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의하면, 다른 사람의 SNS를 보고 좌절감(8.9%)이나 분노(9.2%), 슬픔(2.6%)을 느끼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딜립 제스트 박사 연구팀은 12월 18일자 <국제노인정신의학회지>에 “20대 후반과 50대 중반, 그리고 80대 후반에서 심각한 단계에 이르는 외로움에 시달린다”고 보고했다.

27세부터 101세까지 잔병 없이 건강한 샌디에이고 주민 3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얻어낸 결과다. 20대 후반은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지만 자신의 결정이 다른 동료들의 것보다 못하다고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리고 50대 중반은 육체적으로 쇠하고 당뇨병 전 단계를 경험하게 되거나 심장에 문제가 생기는 시기여서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80대 후반은 이후의 삶이 순탄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건강문제와 재정문제, 그리고 배우자나 친구의 죽음 등이 외로움을 느끼게 하는 원인인 것이다. 이 연구에서 조사대상자 76%가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외로움은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제스트 박사는 “외로움은 주관적인 고통이며, 단지 혼자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친구가 없다는 것을 뜻하지도 않는다”며 “원하는 사회적 관계와 누리고 있는 사회적 관계 사이의 차이가 바로 외로움”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그 외로움을 극복하는 해답으로 ‘지혜(智慧)’를 제시했다.

그럼 카페인 우울증을 해결하는 지혜는 어떤 것일까?

첫째,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옹기장수는 옹기 한 짐을 지고 장에 오며, 또 한 사람은 지게만 지고 장을 보러 간다. 그런데 그들이 장을 보고 돌아갈 때에는 옹기장수는 다 팔고 지게만 지고 가고, 지게만 지고 온 사람은 옹기를 사서 지고 가는데, 두 사람이 다 만족한 기색이 엿보인다. 옹기장수와 지게만 지고온 사람은 서로 옹기를 팔고사도 비교함 없이 만족하는 것이다.

둘째,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 우울증이 있으면, 흔히 자존감이 내려가고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안 돼’ ‘내가 뭘 하겠어?’와 같이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생각들이 많이 떠오른다, 이 세상에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다. 나부터 사랑해야 남도 사랑하는 것이다.

셋째, 다른 사람의 반응에 신경 쓰지 않는다. 우울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반응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쓴다. 나쁜 이야기를 듣더라도 용기 내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행동해보자. 그러면 의외로 다른 사람들은 별 이야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고 가벼워질 수 있다.

넷째, 내 탓이 아닌 것이다. 이별이나 상실에 의해 우울증이 생긴 사람들은 상황을 전부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정신분석학에서는 헤어진 상대방에 대한 분노가 무의식적으로 바뀌어 자기 자신을 공격하게 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내가 잘못해서 떠난 것 같고, 나 때문에 죽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자책감이 들고 우울해지는 것이다. 가장 좋은 치료방법 중 하나는 힘들 때는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섯째, 생각의 틀을 바꿔본다. 여행이나 예술 등이 생각의 틀을 바꿔줄 수 있다. 인간의 정체성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이뤄져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첫 시도로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이성, 게임 등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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