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비만①] 소아·청소년 발병 계속 증가···1인당 진료비 전남 34만원으로 전국 최다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의료’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1970년대까지만 해도 배가 불뚝 나온 것을 ‘사장님 배’라고 부르면서, 비만이 부(富)의 상징이기도 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인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비만은 한 마디로 많이 먹고 덜 움직여 생기는 병이다.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의 2형 당뇨병 발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매년 2.3%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소아와 청소년 비만율이 증가하는 만큼 2형 당뇨병 위험도 올라가고 있다. 대개 소아와 청소년은 췌장의 문제로 인슐린이 생성되지 않는 1형 당뇨병만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육류와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활동량이 적은 생활습관으로 인하여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2형 당뇨병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2월 10일 ‘비만의 사회·경제적 영향’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2003-2004년 일반건강검진 수검자 중 비만 관련 질병에 대한 과거력이 없는 1009만 125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016년 기준 건강보험 검진·자격·진료내역 자료와 통계청 사망원인 자료를 연계하여 연구를 했다. 병·의원 및 약국에 지출되는 의료비를 비롯해 의료기관 이용 때 발생하는 부대비용 등 직접의료비와 조기사망 및 생산성 손실·저하로 인한 간접비용을 합한 총비용으로 추계했다.
한국인이 비만으로 인해 지불하는 사회경제적 손실 규모는 2016년 기준 1년간 11조 4679억원으로 조사됐다. 즉, 의료비(병원비·약값)가 절반이 넘는 51.3%로 5조 8858억원, 업무생산성 저하 2조 3518억원, 업무 공백에 따른 손실(의료기관 방문 등) 1조 4976억원, 조기사망에 따른 미래소득 손실 1조 1488억원, 간병비 4898억원, 교통비 940억원 등이다.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의 경우, 2013년 4조 4000억원에서 2016년 5조 9000억원으로 1조 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비만에 기인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에 대한 성별 비중은 남자가 56.6%(6조 4905억원), 여자는 43.4%(4조 9774억원)을 기록해 남자가 여자에 비해 1.3배 손실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비중은 50대가 3조 4370억원(26.8%)으로 가장 크고, 60대 2조 4349억원(21.2%), 40대 2조 908억원(18.2%), 70대 1조 8272억원(15.9%), 30대 9051억원(7.9%), 80대 이상 8390억원(7.3%), 20대 이하 3003억원(2.6%)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군별로 손실비중은 당뇨병에 의한 비용이 22.6%(2조624억원)로 가장 크며, 고혈압 21.6%(1조 9698억원), 허혈성심장질환 8.7%(7925억원), 관절질환 7.8%(7092억원) 순이다. 비만 관련 1인당 진료비는 전라남도 337,844원, 전라북도 324,980원, 부산광역시 315,820원, 강원도 306,650원 순으로 지출 비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특별시로 251,762원이며, 전체 평균은 278,120원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은 장기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규정한 이래로 인류가 극복해야 할 중요 질병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비만이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을 의미하기보다 체내에 과다하게 많은 양의 체지방이 쌓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비만인 경우 체중이 많이 나가지만 비만이 아니더라도 근육이 많은 사람은 체중이 많이 나갈 수 있다.
비만의 원인은 섭취하는 열량에 비해 소비 에너지가 적을 때 여분의 에너지가 체지방 형태로 몸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즉, 음식물을 먹은 것에 비해 활동이 부족할 때 생긴다. 또 비만은 다양한 신경내분비학적 물질들과 에너지 대사에 관련되는 여러 요소들의 이상이 유전적 또는 현상적으로 복잡하게 연관되어 나타난다. 이에 불규칙한 식습관, 과다한 음식섭취, 운동부족, 내분비계통 질환, 유전적 요인, 정신적 요인, 약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