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상 최고성능 두뇌 스캐너 개발 착수
[아시아엔=알파고 시나씨 기자] 중국이 사상 최고성능의 두뇌 스캐너 개발에 나선다. 중국과학원 산하 선전고등기술연구소는 중앙정부가 지난 11월 10억위안(약 1600억원) 이상을 들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중국 연구진은 “새로 개발되는 MRI가 뇌 연구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그 근거로 14테슬라(Tesla·자기장의 밀도 단위)에 이르는 강력한 자기장 출력을 들고 있다. 자기장 밀도가 높을수록 자기공명영상의 해상도가 높아진다. 미국과 유럽에서 연구용으로 개발한 고성능 MRI의 자기장 강도는 11테슬라 정도다. 일반병원에서는 1.5~3테슬라의 MRI를 사용한다.
연구진은 “극도로 강력한 자기장이 뇌에 있는 모든 뉴런의 움직임과 그 구조를 속속들이 보여줄 것”이라며 “인간 의식이 구동하는 모든 과정을 포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광동성 선전고등기술연구소 소속 고위과학자는 “이 장치를 통해 의식이 어디서 기원했고 어떻게 진화했는지 조사하게 될 것”이라며 “어쩌면 영혼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혼이나 인간의 의식이 존재하는지는 오랫동안 논쟁거리가 돼왔지만 과학계에서는 아직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새로운 MRI가 개발되면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 연구에도 진전이 있이라는 기대와 함께 인간의 뇌에 강력한 자기장을 투사하면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베이징일반대학 인지신경과학실험실 루 하이동 뇌과학 교수는 “MRI는 방사능 우려가 없어 X레이보다 안전하다”면서도 “14테슬라라는 강력한 자기장에 인간이 노출된 적은 없어 내부발화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우쉥준 난징대 양자물리학 교수도 “나라면 절대 (고성능 MRI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강력한 MRI로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을 관찰할 수 있게 되면, 영혼이나 의식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다는 기대는 허황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중국과학원 산하 베이징 생물학연구소의 허롱챠오 교수는 “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도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며 “(MRI로 관찰되는 것이) 의식인지 아닌지 판별조차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젝트는 영혼이나 의식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도 안고 있는 건 분명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