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화 첫걸음] 장개석과 모택동의 쟁투···‘민심은 천신’

장개석(왼쪽)과 모택동

[아시아엔=강성현 <아시아엔> 선임기자, 중국연구가] “谋事在人 成事在天”(Móushì zài rén, chéngshì zài tiān, 머우스짜이런, 청스짜이티엔)

“일은 사람이 계획하고 추진하지만, 성사 여부는 하늘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전기 드라마 속 두 주인공, 장제스와 마오쩌둥이 천하를 건 쟁투를 벌인다. 1927년부터 1949년까지 무려 22년에 걸친 공방전이었다. 궁지에 몰리던 마오쩌둥은 곧잘 이 명구를 인용하였다.

마오 군대는 섬서성(陝西省) 연안의 토굴로까지 내몰리다 기사회생하였다. “민심은 천심”이라 하였다. 두 영웅을 지켜보던 하늘은 결국 마오쩌둥의 손을 들어주었다.

‘모사’라는 말은 ‘모사꾼’이라는 말이 떠올라,우리 어감상 좋지 않은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중국사람들에게 이 단어는 친숙하다. 학생이든, 자영업자든, 정치가든 원대한 꿈을 품고 미래를 설계하고 매진한다. 최선을 다하되, 성패에 관계없이 하늘의 뜻에 승복한다.

배경이 없고, 연줄이 없어서 ‘강원랜드’에 취직하지 못했어도, 다 하늘의 뜻이겠거니 하고 순응한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권토중래(捲土重來)하여 마침내 꿈을 이룬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말과도 유사하다. 성경 잠언(箴言)에도 비슷한 구절이 등장한다.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서 나느니라(16:1).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16:2).”

어떤 책 한권을 출판하기 위해, 정확히 일흔일곱 번 출판사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실패와 낙방에 이골이 났다. 거친 인생 역정에서 수없이 실패하고, 수없이 넘어졌어도 “머우스짜이런, 청스짜이티엔”을 암송하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느긋해진다.

‘스’와 ‘런’ 발음 때 각별히 유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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