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병 ‘암’②] 암 극복의 복병은?···’질병’ 자체보다 ‘공포’가 문제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암 치료 후 체중이 치료 전에 비해 줄었다면 당분간 고열량식을 유지하면서 주치의와 상의하여 식이요법을 조정하도록 한다. 예를 들면, 위암 절제 수술을 했으면 세끼 식사를 다섯끼로 나눠 먹도록 하며, 식도암 절제 수술 환자는 위산이 역류하기 쉬우므로 저녁에 과식을 피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어느 나라나 암이 사망원인 1위이므로 암은 여전히 ‘절망의 은유’(隱喩)를 갖고 있다. 특히 암은 몸속에서 어디로 뻗어갈지 모르는 촉수를 가진 존재이므로 암 치료 과정에 있는 환자의 삶은 늘 불안하다. 이에 암 환자가 암을 잘 극복하려면 환자-의사-가족이 ‘2인3각’(二人三脚) 경주에 임하는 것과 같이 하나가 되어 호흡을 맞추어야 한다. 암은 재발할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하여야 한다.
영국 여성 매기 젠크스는 유방절제술을 받은 5년 후에 유방암이 재발했다. 매기는 새로운 항암제 임상시험을 받으며 삶을 이어가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다. 1993년 유방암을 진단 받은 매기 젠크스는 암 투병 중 질병자체보다 암에 대한 공포 그리고 가족들의 슬픔으로 인한 우울증상이 삶의 행복을 앗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이를 계기로 병원 내에 공간과 예술, 건축, 문화를 접목시켜 환자와 가족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공간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의 힘을 모았다. 매기의 남편은 건축 전문가로서 “공간이 암을 치유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매기와 함께 새로운 ‘암 치유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는 애석하게 매기센터(Maggie’s Cancer Caring Center)가 개원하기 전에 사망하였다.
영국 스코틀랜드 던디 근처 시골에 위치한 ‘매기센터’ 공간은 환자의 힐링(healing)을 목적으로 정교하게 설계됐다. 자연친화적으로 태양이 실내를 비추고 따뜻한 느낌의 벽난로를 설치했다. ‘매기센터’는 현재 영국 옥스퍼드, 리버풀 등 20개가 있으며, 아시아는 홍콩에 이어 일본 도쿄에도 2016년 문을 열었다.
‘매기 암치유 센터’는 건축물 형태와 내부는 최대한 가정집과 같은 편안함을 조성하여 기존 병원과는 전혀 다른 형태다. 센터 곳곳에 환자와 가족들이 세상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오픈 스페이스가 제공된다. 이곳은 암 환자를 비롯하여 암과 관련된 기억이나 상처가 있는 사람, 그리고 암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자유롭게 드나든다.
매기센터는 자원봉사와 기부로 운영되고 있다. 방문하는 암 환자와의 상담과 대화는 자원봉사자들이 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로 간호사, 심리상담사들이며 ‘암과 마주 보며 대화하는 법’을 교육받는다. 불안과 두려움을 줄여주는 명상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직장 다니는 암 환자를 위해 저녁 늦게까지 문을 열어 놓은 날도 있다. 사람은 희망이 있어야 긍정적으로 움직인다.
보건복지부는 국가 암발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2015년 모든 암의 조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421.4명(남자 445.2명, 여자 397.6명)이다. 국립암센터는 2015년 9월 7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갑상선암)에 대한 검진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가암검진 대상 5대 암인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대한 권고안을 개정하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과 발생률이 가장 높은 갑상선암에 대한 검진 권고안을 새로이 개발한 것이다.
암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은 관리를 통해 1/3은 발생을 막을 수 있고, 1/3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1/3의 암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즉 암을 예방하는 수칙 즉 △금연과 절주 △충분한 채소와 과일 섭취 △짠 음식과 탄 음식 기피 △규칙적인 운동 △건강체중 유지 △B형 간염 예방접종 △안전한 성생활 △작업장에서 안전보건수칙 준수 △정기적인 암 검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내 몸이 곧 내 삶”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