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산속에서’ 나희덕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벍혀져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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