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일만의 ‘석방’ 日야스다 기자···시리아 내전 취재 중 IS추정 무장세력 억류

시리아 무장단체 ‘알누스라 전선’이 2016년5월29일 공개한 일본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씨. 그가 든 종이에는 “살려주세요.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야스다 준페이”라고 적혀 있다.

[아시아엔=정연옥 객원기자] 시리아 내전을 취재하다 무장세력에 납치·억류됐던 일본 프리랜서 기자 야스다 준페이(44)기자가 10월 23일 석방됐다. 그는 2015년 6월 하순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대에 있는 난민캠프를 취재하기 위해 시리아 북서부 이드리브 지역에 밀입국한 후 며칠 뒤 소식이 두절됐다. 이후 무장세력의 감시·지시 속에 자신의 생존 사실을 알리고 구출을 호소하는 동영상이 몇차례 공개됐다. 일본정부는 그때마다 동영상 인물이 야스다 기자로 추정된다며 그의 구출을 약속했다.

그 후 3년 4개월, 야스다 기자가 석방된다는 사실을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23일 밤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전세계에 알렸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의무이며 역할임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야스다씨는 신문기자를 하다 그만 두고 프리랜서로 戰場을 취재해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23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내전 아래 시리아에서 2015년 6월 실종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야스다 준페이(44)씨로 보이는 남성이 풀려나, 터키 남부 안타키아의 입국관리시설에 보호되었다는 정보가 있다”고 발표했다. 스가 장관은 “정보를 종합하면 (야스다) 본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시각 23일 오후 7시40분, 카타르정부로부터 ‘야스다씨가 이르면 23일 중 석방된다’는 연락이 왔다. 이어 오후 9시경 야스다씨가 석방돼 보호받고 있다는 정보가 카타르정부로부터 제공되었다. 정부는 현지에 공무원을 파견하여 터키 당국 등에 확인을 서두르는 한편, 정보의 정확도가 높다고 판단하여 야스다씨의 아내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최종적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까지는 일정시간이 걸릴 것이다.”

야스다씨의 건강상태에 대하여, 일본정부 관계자는 “들것 등으로 옮겨질 정도는 아니고, 의식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석방 조건과 몸값의 지불은 없었다고 한다. 무장세력과의 중개를 맡았던 시리아인에 따르면, 야스다씨는 2015년 6월 하순,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대에 있는 난민캠프를 취재하기 위해 터키 국경을 넘어 시리아 북서부 이드리브 지역에 밀입국했다. 평소에는 국경검문소를 통과하지만, 당시는 이슬람 과격파에 외국 출신 전투원이 합류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터키정부가 국경관리를 엄격히 하고 있었다. 야스다씨가 밀입국을 선택한 이유다.

야스다씨가 구속된 곳은 국경 부근으로 보이지만, 자세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야스다씨로 보이는 남성의 동영상이나 정지화면이 그 후 인터넷에 여러 번 공개됐다. 야스다씨는 <시나노마이니치>(信濃毎日)에서 기자를 하다가 퇴직 후 프리랜스 기자로 이라크 등 분쟁지역을 취재해왔다. 2004년 4월에는 바그다드 근교에서 일본인 시민단체 회원과 무장세력에 구속됐다 며칠 후 석방된 적이 있다.

야스다씨의 그동안 행적 및 일본정부의 대응은 다음과 같다. 야스다씨는 2015년 6월 23일 시리아 입국 후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소식이 두절됐다. 같은 해 12월 22일 ‘국경없는기자회’는 “야스다씨가 무장세력에 억류돼 있다”며 일본 정부에 구출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9개월 후인 2016년 3월 16일엔 야스다씨로 보이는 남성이 ‘준페이 야스다’라고 자칭하며 메시지를 낭독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당시 스가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동영상의 남성이 (야스다씨) 본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5월 30일 야스다씨로 보이는 남성이 “살려주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화상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그때도 기시다 후미오 외무장관은 “야스다씨 본인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7월 6일 야스다씨로 보이는 남성의 영상이 페이스북에 공개됐다. 이 남성은 “나는 준페이입니다. 가족이 보고 싶습니다”라는 등의 말을 했다. 이어 7월 하순 야스다씨로 보이는 남성이 2명의 총을 든 사람 앞에 앉아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지금 살려주세요”라고 일본어로 호소하는 장면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그 직후인 8월 1일 스가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영상의 남성이 야스다씨로 보인다”며 “다양한 정보망을 활용하여 그의 석방을 위해 전심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뒤 야스다씨의 아내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남편을 구출해줄 것을 촉구하고 “한시라도 빨리 돌아와 일본 땅을 밟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마침내 10월 23일, 스가 관방장관이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야스다씨로 보이는 남성이 석방되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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