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행안부 갑질조사 피해 고양시 공무원 “불법감사에 여러 의혹 들어”

고양시청 청사

[아시아엔=이상기 기자] 행정안전부 감사관실 김아무개 사무관 등의 갑질 강압조사 피해자인 고양시청 복지정책과 홍아무개(44) 주무관은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자괴감이 든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정상적인 게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홍 주무관은 “나는 감사 자체에 불만이 있는 게 아니라 행안부 감사관실 직원들의 감사 방법과 절차가 잘못 됐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며 “그들은 30일 승용차 안에서 1시간 30분간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조사한 후 ‘우리 만난 사실을 아무한테도 절대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5~6일 홍 주무관과의 통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런 일을 당하고 가만히 있었나?

“회계업무를 맡고 있던 당시 팀장님께 얘기했더니 100%사기라고 하더라. 나 역시 공무원, 더군다나 행안부 감사관실 직원들이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 퇴근 후 집에 가던 도중 차를 돌려 무작정 고양경찰서 형사과로 갔다. 그곳에서 형사 2명과 지금 본인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 문의하였더니 ‘다음에 만나는 상황이 되면 미리 연락을 달라. 준비하고 있다가 만나는 순간 신분확인을 해보겠다’고 하더라.”

-그 후에는 어떻게 했나?

“공무원을 사칭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반응을 살피기 위해 내일(31일) 행안부 감사부서로 찾아가겠다며 성함을 물어보는 문자를 보냈다. 그날(30일)부터 31일 출근할 때까지 꼬박 밤을 새우고 답을 기다렸으나 문자도 연락도 없었다.”

-31일도 또 조사를 받았다던데.

“그렇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고양시청 감사관실 직원이 어제 그 두명이 행안부 소속 직원이 맞다는 확인과 함께 10시까지 감사실로 올라오라고 얘기했다.”

-이번에는 감사관실에서 조사받은 건가?

“그렇다. 시청 감사관실에서 조사받았다. 감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어제 내가 행안부로 찾아가겠다며 신원(이름) 확인을 요청하는 문자와 이른 아침 전화를 걸어 신분확인 요청한 것을 트집잡으며, ‘어떻게 벌을 받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주겠다’고 했다. ‘시도국장도 내 앞에선 그런 자세로 감사받지 않아!’라면서···. 전날 그의 언행과 감사방식의 부당성을 호소하기 위해 말을 하려고 하면, ‘자세가 틀렸다’느니, ‘선을 넘었다’느니 하며 ‘시민복지국장 불러!’ ‘인사과장 불러!’ 하며 이해할 수 없는 얘기를 반복했다.

그러던 중 감사 시작 후 20여분 정도 흘렀을 때, 내 주머니에 있는 소지품을 모두 꺼내라고 지시했다. 이후 주머니에 남은 게 있는지 확인수색까지 한 후, ‘휴대폰은 어딨냐’며 잠금해제하도록 지시했고, 김 사무관이 직접 휴대폰을 조작해 녹취사실을 확인한 후 중단시켰다. 물론 나의 동의도 없이 했다. 그는 ‘이거봐. 녹취를 해? 이러고도 선처를 바라나?’ 하고 말했다. 그후 전원을 끄도록 한후, 전원이 꺼진 내 휴대폰을 자신의 앞에 놓도록 했다.”

-둘째 날은 어떤 조사를 받았나?

“첫날도 그랬지만, 둘째 날도 예고없던 조사였다. 첫날 차량에서의 불법·부당 감사에 대해 강하게 이의제기하며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했더니 갑작스럽게 시청으로 온 것으로 생각한다. 10시부터 점심시간 1시간 빼고 오후 3시까지 감사받았다. 나에 대한 감사를 종료한 후, 나와는 별도로 일산동구청 근무 당시 팀장님을 다시 불러 근거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확인서를 쓰라고 하는 등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고 들었다.”

-조사는 김 사무관 혼자 했나?

“첫날, 둘째 날 모두 같은 2명이 모든 과정에 함께 있었다. 김 사무관 외 1인은 별다른 얘기 없이 첫날은 본인을 만나 차량에 타도록 지시한 후, 운전석에 앉아만 있었다. 둘째날은 김 사무관 옆자리에서 다른 서류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 1명은 본인에게 별다른 말을 하거나 지시하지는 않았다.”

홍 주무관은 “오늘(6일)도 행안부가 낸 보도자료를 보면 아직도 잘못을 나한테 씌우려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아침에 사과하러 오겠다고 해 만나려고 기다렸는데 오후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홍 주무관이 조사에 면담에 적극적이지 않아 자료 확보가 어렵다”며 사실과 다르게 주장했다.

홍 주무관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행안부 감사관실 사무관이 내게 공갈·협박하며 부당한 조사를 한 것인데 이런 식으로 물타기하며 언론을 상대로 눈속임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주무관은 “애초 경기도청으로 민원이 접수돼 도에서 고양시로 조사이첩해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을 행안부 감사관실 직원이 불법, 비밀 감찰로 인권을 유린한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행안부 감사관실 사무관이 굳이 이런 식으로 조사한 데 대해 여러 의혹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