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 배우 겸 음향·라디오드라마·연극 연출가 박용기씨 별세
[아시아엔=편집국] 성우·배우 겸 연극연출가 박용기(85)씨가 2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서라벌예대를 졸업한 고인은 1954년 12월 KBS(옛 서울중앙방송) 성우 1기로 방송생활을 시작했다.
고은정·오승룡·김수일씨가 동기다. 1974년 TBC 사극 <임금님의 첫사랑>에서 ‘무공스님’ 역을 맡아 인기를 누렸다. 1995년에는 KBS 2TV 사극 <서궁>의 괴짜 스님 ‘무불대사’를 연기해 주목받았다.
불교방송에서 제작위원을 지냈고, PD로서 라디오 드라마 ‘고승열전’을 연출했다. 이 드라마는 1990년 불교방송 개국 이후 지금까지 방송되고 있다.
특히 고인은 1969년 극단 고향 창단 때 산파 역할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연극 <마지막 테이프>, <늦가을의 황혼>, <어두워질 때까지>, <시즈위밴지는 죽었다>, <소작지>, <북>, <찬란한 슬픔> 등 20여편을 연출했다.
연극계에도 족적을 남겼다. 1969년 이원경, 신원균 등과 극단 ‘고향’의 산파 역할을 했다. 창단 당시 명칭은 ’69’였으나 뒤에 ‘고향’으로 바뀌었다.
실험성이 짙고 문제의식이 강한 연극 집단을 표방했다. 1970년대 명동의 살롱형 소극장 ‘까페 떼아뜨르’에서 사무엘 베케트 <마지막 테이프>, 글렌 휴즈 <붉은 카네이션> 등을 공연했다. 배우 민욱과 전원주 등이 이 극단에서 활약했다. 2002년 극단 고향은 박용기 칠순 기념작으로 1980년 5월 광주 역사를 소재로 한 <찬란한 슬픔>을 공연했다. 음향 부문 최고 권위자로 연극, 영화에도 참여했다.
고인은 ‘사물놀이’라는 이름을 창안한 민속학자이자 1인극 거목으로 최근 별세한 심우성(1934~2018)씨와 절친한 사이였다. 1995년 전통 그림자극 <만석중놀이>를 협업했다.
빈소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 장례식장 8호실, 발인 30일 오전 8시. 031-8046-5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