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내년 출간 100년 헤르만 헤세 자전적 소설 ‘데미안’
[아시아엔=알레산드라 보나노미 기자] <데미안>은 1919년 출간된 헤르만 헤세의 半 자전적인 소설이다. 소설은 1차대전 직전부터 전쟁까지의 독일을 배경으로 한다.
<데미안>은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주인공이자 서술자 에밀 싱클레어가 자신의 내적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그의 학교 친구 막스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마음을 열고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내적 깨달음을 얻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대학까지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는 동안 싱클레어는 부도덕한 세상에서 자신의 자아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한다. “오직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깨닫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왜 이리도 어려운가?” 자신의 가장 깊숙한 내면을 탐구하며 그가 한 말이다. 소설은 세계 1차대전 도중 싱클레어와 데미안이 부상을 입는 시점에서 이야기를 끝맺는다.
겉보기엔 1차원적인 구성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듯하지만, <데미안>은 기독교 신학, 니체의 철학, 동방 신비주의라는 상징적 서사 속에 ‘융 심리학’의 개념을 더했다. 이를 통해 헤세는 칼 구스타브 융의 심리학을 이야기 속에 녹여냈다.
출간 당시 <데미안>은 자아정체성 탐색으로 고민하던 독일청년들의 심금을 울렸다. 헤세의 소설은 또한 1960~70년대 사이 미국 청년들과 공명했다. 그 형식상 데미안은 사춘기를 지나 성년기에 들어선 주인공의 심리학적, 그리고 도덕적 성장을 그리는 교양소설로 분류된다. 이와 같은 장르의 소설은 독일의 낭만주의 시기에 인기를 누렸다.
저자 헤르만 헤세(1877~1962)는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1899년 첫 시집을 출간했다. 세계 1차대전 중 스위스에 거주하던 그는 군국주의와 민족주의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썼고, 전후에는 스위스 시민권을 취득했다.
헤세는 비판적 사유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다. 갈수록 깊어갔던 작가 개인의 위기감이 그로 하여금 정신분석적 접근을 수용하게 만들었다. 이를 반영하듯, 그의 작품들은 본연의 정신과 정체성을 찾기 위해 획일화된 세상에서 탈피하려는 개인의 노력을 담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페터 카멘친트>(1904) <게르트루드>(1910), <데미안>(1919) <싯다르타>(1922) <황야의 이리>(1927) <나르치스와 골드문트>(1930), 그리고 1946년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유리알 유희>(1943) 등이 있다. (번역 차은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