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 평양회담 앞두고 되돌아본 4.27남북정상회담···’기적같은 하루’

[아시아엔=문정인 문재인대통령 외교안보 특보, 연세대 교수] 소설가 한강은 2017년 10월 7일 뉴욕타임즈에 “미국이 한반도 전쟁에 대해 언급하면 한국인은 몸서리가 처친다”는 제목으로 칼럼을 기고했다. 한강의 기고는 북한의 핵위협과 미국의 전쟁불사 태도로 연중 불안에 떨어야 했던 한국인의 정서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의 12시간’은 예상치 못한 평화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 반도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는 내용의 ‘판문점선언’을 발표했다.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고 적힌 한국 정부의 슬로건이 보여주듯, 남북한은 이제 분쟁을 끝내고 영원한 평화를 향해 날아오르기 위한 긴 여정에 올랐다. 남북정상회담의 산파역을 한 김정은 위원장 동생 김여정은 “우리가 해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의 군 도발과 극심한 위기감이 맴돌던 가운데 나온 기적적인 변화는 실로 비현실적이다. 필자는 세번의 남북정상회담에 모두 참석 할 기회가 있었다. 이 가운데 4·27정상회담이 실질적·상징적 측면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

두 정상은 올해 8월 15일 광복절에 이산가족상봉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간의 10·4선언에서 합의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로 하였다.

남북은 현재의 비정상적인 휴전상태를 끝냄으로써 대한민국 반도에 영원하고 굳건한 평화 체제를 이륙하는 것에 동의했다. 휴전 65주년을 맞아서 올해 남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3자회담과 남북한, 미국 그리고 중국을 포함하는 4자회담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목표는 휴전상태를 평화조약으로 바꿈으로써 궁극적으로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유도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남북한 정상들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4·27회담은 여러 가지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전쟁을 종결하고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려는 두 정상의 바램을 표현하는 목표가 용감하고 대담했다. 둘째, 정상들은 그동안 협상에서 겪었던 빈번한 공백을 좁혔다. 과거 남한은 “경제가 우선”이라는 논리의 기능주의적 관점을 선호한 반면 북한은 언제나 “군사-정치적 문제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제1차 남북정상회담은 군사정치 이슈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셋째,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서면 약속이다. 과거 북한은 핵은 오직 미국과 북한의 문제라며 남북한 접촉에서는 늘 핵 문제를 의제로 삼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서면으로 동의했다. 넷째,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실용적이고 현실적이었다.

그는 남한에서의 미군 철수나 한미동맹 관계가 북한 비핵화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가 “일단 미국과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내가 남한이나 태평양 혹은 미국에 핵무기를 설치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이전의 협약과 선언들이 실행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두 정상은 이번 협약의 확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요회의와 행사에 대한 정확한 날짜가 굉장히 구체적인 방법으로 밝혀졌다. 고위급 회담과 장성급 회담은 5월에 진행되기로 하고 이미 실행에 옮겼으며 이산가족상봉은 8월15일 실행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 가을 평양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번역 조일연 인턴기자>

https://www.globalasia.org/v13no2/feature/a-miracle-in-a-day-the-moon-kim-summit-and-prospects-for-peace-in-korea_chung-in-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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