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널 마케팅②] 짐 맥너니 ‘보잉사’와 박삼구의 ‘아시아나’ 경우

[아시아엔=이원섭 ‘마케팅을 살리는 커뮤니케이터’, IMS Korea 대표] 인터널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외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통합 관리하고 실행해야 하는 전략적인 부분이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전체 마케팅 목표를 온전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외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마케팅이나 세일즈 부서뿐만 아니라 고객과 연관된 모든 부서의 역량을 집중하게 해야 하는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만 한다.

필자가 15년째 참여하고 있는 한국IMC연구회에서는 이런 내부 임직원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터널 마케팅-이젠 내부를 마케팅하라>는 제목의 책을 2007년 출간했다. 이미 지금과 같은 사태를 예견하고 외부 고객에 대한 마케팅뿐만 아니라 인터널마케팅도 똑같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의 책에서는 인터널마케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인터널마케팅이란 조직을 고객 중심적으로 통합, 운영하기 위하여 마케팅적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려는 계획된 노력이다.” 이를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1)직원 동기 부여와 만족 2)고객 지향과 고객 만족 3)부서 간의 협력과 통합 4)이들을 달성하기 위한 마케팅적 접근 5)기업 또는 부서의 구체적인 실행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다섯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방법론으로는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가 있다. 필자 직장생활을 할 때 이런 부분을 상당수 담당했고 실행해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지금도 이런 미디어를 이용해 사내외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해주고 있다.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는 크게 정보매체와 대화매체로 나눌 수 있다.

경영자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명확하게 전달하는 매체를 정보매체라 부른다. 그 매체로는 신입직원용 핸드북, 회사운영 지침(사규 등), 사보, 게시문 등과 부서간 회의, 주간 회의, 간부회의 등이 있다.

또 대화매체에는 불평신고함, 사내 정기행사, 동호회 모임 등의 접촉매체와 직원대화방, 인트라넷, 미디어 보도 내용, 사내 TV 등 非접촉매체가 있다. 모두 내부정보를 개방, 공유, 참여하는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큰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평소에 꾸준하고 정기적으로 운영되어야만 한다. 앞서 말했듯 회사 전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보이더라도 외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내부마케팅이나 외부마케팅을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는 메지시가 아닐까 싶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사태 이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갑질과 비리 폭로가 확산됐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노밀(No Meal) 사태 책임규명 규탄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승무원과 정비기사 등 아시아나항공 직원 1000여명은 ‘침묵하지 말자’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개설했다.

반면 글로벌기업 보잉사의 짐 맥너니 회장은 사내교육 프로그램 강사를 외부 교수나 전문가들에서 내부 고위임원들로 바꾸고 내부인력이 직접 강의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인재개발과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두 가지를 잡겠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필자가 기업 컨설팅을 할 때 최초로 하는 작업이 조직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문화 설문조사와 내부 임직원 인터뷰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점은 그 업이나 관련 기술에 대해서는 근무하는 임직원 거의 전부가 전문가들이며 또한 이들은 그 회사의 문제점, 과제 그리고 해결책까지도 이미 다 알고 있었다. “회사내부 임직원들의 그 안에 모든 답이 있는 것”이다. 필요할 경우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의 실현을 위해 진입로 안내나 보완적인 길 또는 끊어져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브릿지 역할만 해도 훌륭한 해법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고 내부 이해, 동조(컨센서스)가 최우선이 되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바로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다. 나와 내부 조직을 다스려야 외부를 다스릴 수 있다는 진리다.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못하면서, 안에 있는 임직원의 이해나 동조도 못 구하면서 어떻게 우리 회사 상품이나 서비스에 무관심하고 잘 알지 못하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무관심하고 사랑하지도 않는 외부고객에게는 수많은 예산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서 우리 내부고객에게는 어떻게 그것의 1/10도 투자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잘 되는 조직은 수직적 이해와 수평적 내부 컨센서스가 있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잘 된다. 당연히 한 방향으로 가며 위험을 감지하면 힘을 합해 풀어가고 위기가 생겼을 때 공조하게 된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처럼 “너 쌤통이야”라거나 “이 기회에 아주 폭망해라” 하는 내부 폭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통합의 마인드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은 바로 이 내부 임직원들의 내부 컨센서스에서 나온다.

하지만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어렵고 성과를 도출하기도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다. 내부 부서간 이기주의를 버려야 하고, 그동안 익숙하고 편하게 추진해 오던 생각과 업무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오래되고 관리가 잘된 조직일수록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그 중요성과 효용성에서 꼭 해야만 하는 필수과제라고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최고경영자(오너)의 마인드다. 관리자보다는 리더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필자가 늘 사용하면서 칼럼 제목에도 쓰는 ‘통(通)’의 사전적 의미는 “막힘이 없이 들고나다”, “마음 또는 의사나 말 따위가 다른 사람과 소통되다”, “어떤 관계를 맺다” 등으로 풀이된다. 또 ‘소통(疏通)’이라는 말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란 뜻이다.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대부분 폐쇄적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는 조직의 특성상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두 항공사 사태에서 보듯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투자는 꼭 사전에, 평소에 해야 하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장차 더 큰 소통비용이 들어갈 것을 지금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해결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리 어려운 숙제도 아니다.

지금처럼 정보 공유하기 쉽고 의견 모으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인터넷, 인트라넷, 지식공유시스템 등이 갖추어져 있어 내부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다. 만약 이런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고 해도 이를 갖추는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들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제 우리 조직도 인터널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우리 임직원들은 문제도 알고 해답도 안다.”(인터널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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