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널 마케팅①] 대한항공 ‘갑질 리스트’ 23가지
[아시아엔=이원섭 ‘마케팅을 살리는 커뮤니케이터’, IMS Korea 대표] 지난번 대한항공 사태와 관련한 글을 쓴 후에 많은 메일을 받았다. 위기관리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정작 기초적이고 가장 중요한 사항 하나를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이런 말 들어보셨을 거다. “우리 임직원들이 만족하지 못하는데 고객이 만족할 수 있겠는가?” 즉 고객을 만족시키기 전에 우리회사 임직원도 내부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외부고객과 꼭 같이 생각하라는 말이다. 이것을 ‘인터널마케팅’이라고 한다.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갑질 사태도 평소 임직원들에게 회사가 얼마나 잘못 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니 그동안 쌓였던 불만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 매우 심각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경영자들은 임직원을 고용자·피고용자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내가 월급을 주고 너희들 생사를 내가 쥐고 있다는 착각이 오너 일가를 신처럼 모시길 바란 것 같다.
우리 말에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 “아는 사람이 욕한다”라는 말이 있다. 필자가 하고 있는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기업이나 조직의 완성된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은 먼저 내부(Internal) 마케팅을 한 다음에 외부(External)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래 그림은 기내식 사태 이후 터져 나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갑질과 비리 폭로로 확산되고 있는 중에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노밀(No Meal) 사태 책임규명 규탄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는 인터널 단톡방에 올라온 글들이다. 승무원과 정비기사 등 아시아나항공 직원 1000여명은 ‘침묵하지 말자’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을 개설한 것이다.
이런 내부 임직원들의 행동을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억눌려 있었으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내부 고발과 갑질을 토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임직원들 사이에 쌓였던 오너 일가에 대한 불만이 작게(?) 폭발한 하나의 형태다. 이 뇌관이 또 다른 엄청난 내부 폭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금은 잠시 휴화산 상태를 보이고 있는 거 같다.
활화산처럼 폭발한 대한항공 오너 일가에 대한 내부 임직원들의 폭로는 아래와 같은 엄청나고 수습할 수 없는 사태로 번지고 말았다. 협력사 직원에게 물 컵 하나를 던진, 어찌 보면 작은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대규모 사태로 번진 것이다.
‘기내식 노밀’로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사태에 기름을 부은 것도 그동안 쉬쉬하던 박삼구 회장의 승무원 홀대와 마치 종교집단에서나 볼 수 있는 환영노래 영상이 내부 공개되면서부터 확산됐다.
필자가 지난 20년간의 컨설팅 경험을 통해 보면 아무리 외부마케팅(External Marketing)을 잘해도 100% 성공은 어렵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100% 성공 뒤에 숨은 2%의 비밀이 바로 내부마케팅(Internal Marketing)에 있기 때문이다. 즉 외부의 98%만큼 중요한 2%의 내부가 상호조화를 이루어야 성공하고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대한항공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이 2%의 내부마케팅이 그동안 노력해 온 98%의 외부마케팅을 하루 아침에 덮어버리고 오히려 마이너스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