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킨·톨스토이·도스토예프스키의 러시아엔 아직도 독서열풍

푸시킨(왼쪽). 톨스토이(오른쪽)

[아시아엔=남현호 <러시아, 부활을 꿈꾸다> 저자] 서울 지하철에선 10명 중 8명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청소년과 직장인의 경우 거의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도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 눈을 감고 자거나 신문 보는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러시아 국민들은 다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책을 품고 산다. 지하철 안에서, 버스 안에서, 공원 벤치에서도.

러시아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는 국민으로 알려져 있다. 어려서부터 많이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푸시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의 대문호가 탄생한 것도 그런 독서와 토론문화에서 생긴 듯하다. 또 문화와 예술에 대한 사랑이 깊고 자국의 문학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높다. 근거가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춥고 어두운 긴 겨울 때문이라고도 한다. 독서 외에는 달리 할 게 없다는 것이다.

1990년 초 일주일에 12시간이 넘던 평균 독서시간이 지금은 50% 이상 줄었다고 한다. 매일 책을 읽는 사람들의 수는 1996년 31%에서 2009년에는 22%로 대폭 줄었다. 최근 러시아는 독서열 1위라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책읽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푸틴 총리는 2009년 자신의 생일날 러시아 문학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국민들의 독서열이 떨어지고 있는데 대해 한탄했다.

러시아 사람들의 독서 열기에 비해 신문 구독률이 낮은 점은 흥미롭다. 제법 오래된 통계지만 러시아 인구의 10%만이 일간지를 읽고 그것도 평균 9분만 본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지금은 훨씬 줄어들었을 것이다.

1990년초 이후 몰락하던 러시아의 부활의 원동력이 바로 국민들의 독서열기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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