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통수권자’ 문재인 대통령과 ‘군개혁 선봉장’ 송영무 국방장관
[아시아엔=김국헌 전 국방부 정책기획관] 일본에서 조종사 출신이 아닌 항공막료장이 출현하였다. 일본이 군 운영을 인재중심으로 융통성 있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그런 날이 언제 올 것인가?
우리는 보병, 작전이 아니면 대부대 작전을 지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많다. 비육사출신을 위한 배려 차원이 아니고서는 학군, 3사 출신은 중장·대장이 나오기 어렵다는 생각도 강하다. 해병대가 해군보다 병력이 많은 데도, 해군본부 차원에서 해병대를 대변할 자리는 별로 없다. 방공관제단장도 여전히 조종사 출신이 한다.
관용은 ‘가진 者’만이 베풀 수 있다. 영국 보수당의 캐머런 당수가 수상이 되었다. 자기 표현대로 ‘기분 나쁠 정도’의 엘리트 계층 출신이다. 처칠, 대처 등 보수당이 오래 동안 영국을 지도해올 수 있었던 것은 남을 배려하는 정신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진화론이 영국에서 나왔지만, 관용과 아량, 포용과 적응을 발휘하는데 유럽 어느 나라보다 선진이었다는 것이 영국사회가 발전하는 힘이 되었다.
자본주의 몰락을 예언한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본산 런던 중심의 다락방에서 <자본론>을 쓰고, 고급묘지에 묻힌 것도 영국인의 아량에 덕 입은 바 크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인재를 발견하고 육성하기보다 끌어내리고 밀어내는데 익숙하다. ‘흠이 없는’ 위주로 인사관리를 하다보면 개성과 특장이 있는 인재는 밀리게 마련이다. 러일전쟁의 용장 노기 마레스케는 일본군에서 軍神으로 존경받지만, 원래는 幕府편에 섰던 인물이다.
통일 한국군을 건설할 때는 기술군은 북한군 출신 가운데도 인재를 골라 쓸 수 있는 度量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이 ‘통일준비’에 다름 아니다.
국방개혁의 요점은 행정위주 관료주의를 벗어던지고 전군이 한 덩어리가 되어 정진할 수 있는 기풍을 진작하는데 있다. 국방장관의 역량과 지혜가 그래서 중요하다. 100마리의 양을 이끄는 한 마리의 사자가, 한 마리의 양이 이끄는 100마리의 사자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은 통수의 기초로 이야기되는 우화다.
공군총장 출신의 합참의장이 이상한 것이 아니다. 합참의장은 대간첩작전본부장을 겸하는데 이것이 적절할 것인가를 살펴야 된다. 강릉잠수함 사건 때 군령계통에 있지 않은 육군참모총장이 대통령의 지시로 실질적으로 작전을 통괄했던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 장교 비율과 장군 비율을 비교하면 지금도 합참에서는 해공군 장군 비율이 높게 책정되어 있다,
산술적으로는 5대1대1이 맞으나 이상훈 장관의 대범한 판단에 의해 2대1대1이 된 것이다. 불과 얼마 전 해군대장이 둘이 된 적이 있다. 그보다는 잠수함전단장과 항공전단장을 소장으로 조정하는 것이 급하고 합리적일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육군, 육사 출신을 경원해서 얻는 것이 과연 있을까? 이들을 군개혁의 동반자로 삼는 것은 과연 무망한 일일까? 송영무 국방장관이 대통령을 그런 방향으로 보좌하는 게 과연 어려운 일인가? 국방 장관의 바람직한 통수권 보좌는 과연 어때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