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미국 화폐에 들어있는 그 말은?

[아시아엔=김덕권 원불교문인협회 명예회장] 정치에서 정직을 구하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인 것 같다. <참전계경>(參佺戒經) 제57사에 보면 ‘정직’이라는 말이 나온다.

“正卽無私 直卽無曲也 夫義 以正秉志 以直處事 無私曲於其間 故 寧事不成 未有失信於人”(바르면 사사로움이 없고 곧으면 굽음이 없으니/ 정직이란 사사로움이 없고 굽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무릇 의로움이란 뜻을 바르게 갖고 일을 곧게 처리하여/ 그 사이에 사사로움과 굽음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일을 이루지 못할지언정/ 남에게 믿음을 잃지는 않는다)

국민들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이 되어도 좋다”는 각오로 일하는 정직하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는 ‘양심 있는 정치인’을 원한다. 정직하여 큰 복을 얻은 예화가 있다.

미국 캔자스시티에 사는 노숙자 빌리 레이 해리스는 2013년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누추한 차림의 노숙자였지만, 누구보다 선한 마음을 가진 빌리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해였다.

그해 어느 날, 사라 달링은 거리에서 구걸하던 노숙자 빌리를 보고 그에게 적선(積善)했다. 동전 지갑을 열어 그 안에 있던 동전을 빌리 앞에 놓인 컵 안에 모두 쏟아주었다. 몇 시간 뒤, 집에 돌아온 사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깨달았다. 동전지갑에 넣어둔 약혼반지까지 빌리에게 모두 털어준 것이다.

당황한 그녀는 급히 차를 몰고 빌리를 만났던 거리로 갔다. 하지만, 그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그사이 빌리는 보석 가게에 가있었다. 자신의 컵에 들어온 반지를 보고는 진짜인지 궁금한 마음에서였다. 보석 가게 주인의 말을 들은 그는 깜짝 놀란다. 그 반지가 진짜 다이아몬드 반지였던 것이다.

그리고 가게 주인은 그 자리에서 4000달러를 줄 테니 반지를 팔라고 말했다. 빌리는 순간 갈등했다. 그 돈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한 거리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던 그는 결국 반지를 돌려받고 가게를 떠났다.

다음 날, 사라는 절실한 마음으로 빌리가 있던 자리를 다시 찾았다. 빌리는 그곳에 있었다. 사라는 초조하게 그에게 다가가 자신을 기억하는지 물었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던 빌리는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사라에게 주었다.

사라와 그녀의 약혼자는 정직한 빌리에게 크게 감동했고, 곧 빌리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마다하고 반지를 돌려준 한 노숙자의 사연은 금세 화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모금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 무려 2억3천만원이라는 큰돈이 모였고, 빌리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

빌리는 16년 동안 연락이 끊긴 형제들과도 재회했다. 빌리가 죽었다고만 생각했던 형제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얼싸안았다.

미국의 국가표어는 “In God We Trust”이다. 이 표어는 미국 동전 1센트부터 100달러짜리 지폐까지 모든 돈에 다 새겨져 있다. 그만큼 미국인들에게 ‘신뢰’(trust)라는 말은 아주 중요하다.

인간관계에서의 가장 중요한 단어 하나를 꼽으라 하면 대체로 정직을 말한다. 영어의 ‘TRUST’는 신뢰, 신용, 책임, 믿음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기초는 ‘정직’이다. 따라서 정직하지 않은 사람, 거짓말하는 사람,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은 아무리 똑똑해도 사람들은 그를 믿지 않는다.

한 유명 논객이 최근 “한국은 거짓말 천국이다’라고 일갈했다. 한국인은 대체로 ‘거짓말’을 잘하고, ‘부정직성’이 많고, 기회만 주어지면 ‘부정’(不正), ‘불의’를 다반사로 행한다는 뜻일 거다.

‘거짓, 부정, 불의의 천국 한국사회’ 이대로는 안 된다. 특히 종교인들이 각성해야 한다. 말로만 ‘소금과 빛’의 사명이라 하지 말고 솔선수범하고 그 일을 감당해야 한다.

거짓은 무너질 때 여지없이 무너지고, 진실과 정직은 천지도 없앨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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