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난민의 날] 제주 ‘예멘 난민’ 말고 난민 또 있다

하칸 발탈르 한터경제협회 회장(왼쪽)이 2011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하러 한국에 온 메흐멧 알리 샤힌 당시 터키 국회의장(오른쪽)과 면답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엔=편집국] 6월 20일은 세계난민의 날이다. 난민협약의 의미와 가치를 재확인하고 난민보호라는 국제사회의 책임을 공유하기 위해 2000년 유엔이 제정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세계 강제이주민(난민·난민신청자·국내실향민 포함)은 6530만명으로 전년 대비 400만명 이 증가했다. 또 세계인구 113명 중 1명이 난민이라고 한다.

특히 강제이주민의 51%가 어린이이며, 나라별로는 시리아내전 강제이주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난민을 많이 수용한 나라는 터키, 이란, 파키스탄 순으로 나타났다.

난민들에 대해 매우 폐쇄적인 정책을 쓰고 있는 한국은 난민 문제에 관련해 무관심해온 게 사실이다. 그러던 중 최근 제주에 예멘 난민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며 새삼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는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도의 예멘인 등 난민수용 문제와 관련해 현황 파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제주도는 비자 없이 들어올 수 있지만, 비자 없이 들어올 수 없는 나라(무사증 입국불허국가)가 있다”며 “무사증 입국불허국가 11개국에 지난 1일부터 예멘을 추가한 상태로 현재 예멘 난민이 500여명 들어와 있는데, 더는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가 조치는 갑작스레 예멘 난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난민 문제의 사각지대는 제주 입국 예멘인 외에 또 있다. 바로 주한 터키국민들 얘기다. 6·25 참전국가인 터키 국민들은 한국을 형제국가로 여기며 ‘진심으로’ 반긴다. 문제는 2016년 7월 터키 국내에서 쿠데타가 벌어지면서부터 시작했다.

에르도안 정부는 체포·투옥·고문 등을 통해 반정부 인사들을 억압하고, 특히 해외체류 중인 자국민에 대해 강제 귀국조치를 취했다.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터키인은 600명 가량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에르도안을 반대하며 미국에 망명 중인 페툴라 귤렌을 지지한다.

터키정부와 주한 터키대사관은 주재국에 대해 이들의 비자 연장을 불허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에 주한 터키인 상당수는 주한 터키대사관의 여권 연장 불허로 한국을 떠나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한국정부는 ‘불가피한 사정이 아닐 경우’ 난민불허 방침에 따라 외국인의 망명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주한 터키국민들은 난민 신청을 거의 않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얼마 전에 핀란드 망명을 선택한 하칸 발탈르 한터키경제협회(KOTUBA) 회장도 포함돼 있다. 지난 5년간 KOTUBA 회장을 역임한 그는 한국인 지인 등과 송별회를 마치고 한국을 떠났다. 발탈르 회장처럼 본국으로의 귀국도, 체류국가의 연장허가도 받지 못한 채 제3국을 떠돌아야 하는 터키 국적의 ‘난민 아닌 난민’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무색하게 하는 현실은 지구촌 곳곳에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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