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는 왜 비닐봉지 제조·판매자를 엄격히 처벌할까?

[아시아엔=박명윤 <아시아엔> ‘보건영양’ 논설위원, 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비닐봉지를 제조·판매하거나 사용하는 사람은 징역(1~4년) 또는 벌금(한화 약 2100만~4300만원)형에 처한다.” 세계에서 비닐봉지를 가장 강력하게 규제하는 케냐공화국은 2017년 8월부터 산업용 목적을 제외하고 비닐봉지 제조, 판매, 사용 등을 전면 금지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케냐의 슈퍼마켓에서만 매년 1억 개 이상의 비닐봉지를 사용하며, 사용하고 버린 비닐봉지가 야생지대까지 날아가 야생동물들이 먹고 병에 걸리는 등 위기를 맞게 되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로코, 르완다, 탄자니아, 우간다, 소말리아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비닐봉지 규제에 적극적이다.

현대는 플라스틱시대라 할 수 있다. 플라스틱 없이는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혁신적인 제품들을 제조할 수 없다. 플라스틱의 역사는 독일인 크리스티안 쇤바인(1799-1868)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는 스위스 바첼대 교수로 재직하던 1846년 즈음 폭발성이 강하고 탄성이 큰 질산섬유소 합성에 성공한다. 한편 최초의 플라스틱은 미국의 존 하이엇(1837-1920)이 1869년 천연수지 플라스틱 셀룰로이드를 만들었다.

한편 합성수지를 원료로 한 최초의 플라스틱은 1907년 벨기에 태생의 미국인 리모 베이클랜드(1863-1944)가 발명한 베이클라이트.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이용한 베이클라이트는 단단하고 절연성이 있으며 부식되지 않는다. 1922년에는 플라스틱이 서로 연결된 수천개의 분자사슬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독일의 화학자 헤르만 슈타우딩(1881-1965, 1953년 노벨화학상 수상)이 밝혔다.

가장 광범위하게 소비되는 플라스틱 폴리에틸렌(PE)은 1933년 영국 에릭 포셋(1927-2000)이 실험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에틸렌을 중합하면 폴리에틸렌이 만들어지는데, 그 밀도에 따라 저밀도와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나뉜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독일의 칼 치글러(1898-1973)가 1953년 발견했으며, 단단하고 높은 온도에 강해 파이프, 연료탱크 등에 주로 사용한다.

20세기 후반으로 들어오면서 고기능성 플라스틱의 개발 속도가 더욱 가속화되었다. 일본의 히데키 시라가와(1936-)는 앨런 맥더미드, 앨런 히거와 함께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개발해 2000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미래의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의 응용범위에는 한계가 없다.

그러나 사용하고 폐기되는 수많은 플라스틱으로 인하여 지구의 환경이 오염되기 때문에 환경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되는 원유의 고갈도 플라스틱 산업이 직면한 위기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대국으로 국내에서 하루 5445톤의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다. 한해 일회용 컵 257억개, 1인당 비닐봉지는 연간 420개 등 플라스틱 소비량은 100kg에 육박한다. 그리고 전국 가정집, 사업장 등에서 재활용 목적으로 내놓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100% 재활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재활용은 절반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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