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바라보는 대학생들의 ‘별별 시선’
대학생 20명에 물으니···
[아시아엔=김혜원·김혜린 인턴기자]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성공적이란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좀더 두고 봐야 한다”거나 “미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역이란 게 맘에 안든다”는 등의 유보적·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아시아엔>이 이날 오후 대학생 20여명에게 회담에 대한 의견을 물은데 따른 결과다.
응답자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오길 바란다면서 “이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필수적인 단계”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역사적인 순간에 대해 ‘매우 성공적’이란 평가에서 ‘아직 평가는 이르다’는 시각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이훈정(19·경복비지니스고 3년)씨는 “북미정상회담을 기회로 평화에 대한 논의와 협조가 이루어진 점은 기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와 북한이 해결해야 할 문제에 ‘미국이 끼어들었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씨는 “북한의 핵문제를 미국의 의지에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다”며 미국의 개입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최연지(22·한국기술교육대 3년)씨는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발전해가길 바란다”며 “북한이 미국과 소통할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 고립정책을 고수했다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만 높아지고 중국 입김만 강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북미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며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한반도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다소 상반되는 의견도 있었다.
장수빈(23·대진대 3년)씨는 “우리나라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 정작 우리나라의 존재는 북미정상회담 자리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며 “미국측이 회담 성과를 독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김시진(26·중앙대 4년)씨는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종전체제가 구축될 여지가 생겨 기쁘다”며 “역사적인 북미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우리 한국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한편 북미회담 성과에도 불구하고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는 대학생도 상당수 있었다. 김진주(22·숭실대 언론홍보 2년)씨는 “일상생활에 쫓기다 보니 솔직히 남북회담이나 북미회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며 “그냥 만났구나 싶은 감정밖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현재 나의 삶에 별달리 영향을 줄 거 같지 않는다”며 “그래도 뭔가 좋은 결과가 나길 바라는 것 또한 진짜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