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범죄칼럼] 혈흔이 제공하는 범죄정보···’피’도 만유인력 법칙 따른다
[아시아엔=김중겸 전 경찰청 수사국장, 인터폴 전 부총재] 뉴튼의 만유인력법칙. 피도 이 법칙에 따라 튄다. 피는 구타 또는 흉기에 의해 튄다. 이쪽에서 충격을 가하면 저쪽으로 피가 튄다. 飛散(비산)한 모양으로 여러 사실 규명한다.
피 흘리는 사람이 서 있는 상태에서는 피가 곧장 바닥으로 수직 낙하한다. 왕관 형태의 둥그런 혈흔 생긴다.
가장자리는 톱날처럼 가시가 생긴다. 주위에 작은 피점을 만든다. 가시의 수로 낙하거리 추측한다. 1.5m 정도면 한 방향으로 튄다.
비스듬하게 바닥에 떨어지면 처음 닿은 쪽은 깨끗한 활 모양을 그린다. 방울은 둥글다. 곧 변형한다. 반대쪽 가장자리는 톱니처럼 들쭉날쭉해진다. 피가 둥근 쪽 방향에서 톱니 쪽 방향으로 왔음을 알려준다.
다친 사람이 움직이면 혈흔이 감탄부호(!)로 된다. 윤곽은 충돌속도와 이동방향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혈흔으로 흉기 알아낸다
천정에 튄 피의 선(線). 도끼로 머리 쳐 생긴다. 벽에 수평으로 튄 혈흔. 수평으로 휘두른 흉기의 영향이다.
작은 안개모양 방울은 高速飛散(고속비산) 증표다. 원인은 총탄 또는 폭발물이다.
좀 크고 속도가 좀 느린 방울은 손바닥으로 힘주어서 마구 때린 증거다.
크고 低速飛散(저속비산) 방울은 주먹으로 때려서 생긴다. 中速血痕(중속혈흔)은 나이프나 둔기에 의한 부상이다.
방울이 작으면 작을수록 빠르게 튄 피다. 비산속도는 비산원인을 직접 반영한다.
피해자의 위치가 나온다
다음은 튄 각도 즉 충격각이다. 혈흔의 폭을 길이로 나눈 값의 arcsine(아크사인)이다. 역사인함수(逆正弦函數)다.
충격각은 혈흔이 길면 길수록 작아진다. 충격각도를 쭉 따라가면 총격이 시작된 곳, 시점에 다다르게 된다.
피는 피해자라는 한 곳에서 뿌려져 나온다. 이를 찾기 위해서 여러 혈흔의 충격각에서 시점을 찾아나간다. 모든 시점이 일치하는 지점이 나타난다. 바로 피해자가 피를 뿌린 지점 즉 피해자의 위치다.
옛날의 실-지금의 레이저
예전에는 실로 혈흔과 시점을 이어나갔다. 두 세 감식관이 긴 실을 쥐고 테이프로 천장에, 벽에 붙였다. 몇 시간 걸렸다. 목 아프고 손목 뻐근한 작업이다.
지금은 레이저 광선 이용한다. 각 혈흔에서 충격각도를 따라 비춘다. 여러 레이저 광선이 한 점에서 만난다. 단시간에 해낸다. 편리하다.
서 있었거나, 앉아 있었거나, 누워 있었거나 맞은 순간에 피해자가 있었던 곳이다. 그러면 그때 가해자는 어디에 있었는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거리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주위로 튀는 피를 맞은 거리는 피가 상처로부터 어떻게 뿜어져 나왔느냐에 따라 다르다.
비산패턴의 사진은 천정을 포함한 전체사진 먼저 찍는다. 다음에 바닥, 벽, 물품을 비롯한 각각의 부분사진 촬영한다.
혈흔 하나하나의 실체와 클로즈업 사진도 필요하다. 자를 혈흔 옆에 놓고 함께 촬영, 전체패턴과 개별혈흔의 관계를 정확히 밝힌다.
혈흔은 변색되고 사라진다. 사진은 증거자료로서 언제나 활용 가능하다. 특히 오래 된 미제사건(cold case) 해결에 강력한 무기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