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갈대상자’···’하나님의 산역사’ 한동대의 오늘 이끈 사람들 이야기
[아시아엔=김혜원 인턴] 여느 일반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별난 제도’를 갖춘 대학이 하나 있다. 이 대학은 우리나라 최초로 ‘무전공 무학과’ 입시제도를 실시했다. 1학년 신입생은 전공이 없다. 여러 분야의 학문과 교양과목을 공부하며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2학년 때 자신의 판단에 따라 전공을 선택한다.
또 학년에 관계없이 학생들이 40여명씩 모여 멘토링 공동체로 활동한다. 이처럼 색다른 교육방침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이 대학, 과연 어딜까?
그 ‘별난 대학’은 바로 포항에 위치한 한동대학교다. 한동대는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21세기의 지도자를 양육한다”는 목표 아래 1995년 개교했다. 지금은 학생들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며 그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지만, 사실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동대는 숱한 역경을 지나와야 했다. 한동대를 뿌리내리게 하기까지 이러한 고난을 견뎌온 사람이 없었다면, 오늘날 한동대는 없었을 것이다.
한동대에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며 이 대학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한동대 초대총장을 지낸 김영길 교수와 부인 김영애씨다.
<하나님의 산 역사 갈대상자>(두란노)는 이들 부부가 어떻게 한동대를 지키고 키워왔는지 생생하게 전해준다. 세계적 과학자인 김영길은 안정된 길을 버리고, 한동대 총장직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수락한다.
‘한동대는 하나님의 대학이고, 그를 한동대 총장으로 부른 것 역시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동대는 개교 전부터 캄캄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재정문제가 얽히고 섥혀있었다. 그로 인해 김영길 총장은 수감생활까지 견뎌야 했다. 억울함과 수치심에 마음 고생도 하였지만 그는 학교를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인도하는 대로, 묵묵히 믿고 따를 뿐이었다. 그리고 하나님이 모세를 보호하고 인도하듯, 한동대학교 역시 지켜주리라는 믿음을 놓치지 않았다. 마침내 한동대학교는 상상을 초월하는 갖가지 역경을 극복해냈다.
실로, 한동대가 지금처럼 성장하기까지 하나님의 가호가 아니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기적이 많이 일어났다. 학교가 재정난에 시달릴 때마다 자금 지원에 나서는 구원의 손길이 있었다. 신설대학 한동대가 까다로운 신입생 자격조건을 내걸었음에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김 총장의 토로 가운데는 탄식도 없지 않지만, 하나님 은혜를 확인하는 감사의 기도다.
“개교 전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출발이었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 길은 가장 안전한 길이었다. 나는 길목 길목마다 동행해 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수 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그분의 손에 이끌려 길을 떠난 사람은 그 길이 아무리 캄캄하다 할지라도 가장 안전하다고 감히 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그 ‘간 큰 사람’이 되어 갔다. 단 한순간도 우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면서 나는 탄성을 질렀다. 와! 하나님, 굉장하시네. 정말 살아계시네!”(4쪽)
김 총장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학생들이 참 복이 많군요. 총장님이 학생들 취업을 위해 직접 뛰어다니시는 것은 처음 봅니다. 학생들을 부탁하는 총장님의 마케팅 전략이 맘에 듭니다.”(230쪽)
“한동대를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뜨겁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젊음을 바치는 친구들과 선후배들, 제자를 위해서 눈물로 기도하는 교수님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모임들, 제가 처음 입학했을 때 총장님께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기억, 친구들이 군대에서 휴가 나오면 길에서라도 기도를 해주시던 모습, 그런 추억들이 아직 저에게 살아 있어서 지금 힘이 됩니다.”(339쪽)
이 책은 하나님을 따라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심어준다. 하나님의 가호가 한동대와 어떻게 함께 해왔는지를 직접 들려준다. 또 그리스도의 사랑이 의심할 여지가 없음을 보여준다. 그뿐인가? 참된 신앙정신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해온 김영길·김영애 부부를 통해 모든 크리스천이 지향할 인간상에 대해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이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소망의 메시지가 되길 바라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