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산책] 동화작가 노경실 인생산문집, ‘사는데 꼭 필요한 만큼의 힘’


[아시아엔=김혜원 인턴] 아이는 궁금한 게 많다. 그리고 누구나 아이가 의문을 갖는 문제에 대해 답을 가르쳐주려고 든다. 그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되니 궁금한 게 더 많아진다. 그러나 누구도 그 어른에게 해답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지금도 우리 주변의 많은 어른들이 생의 답을 찾지 못해 머리에 물음표를 띠고 살아간다. 아마 당신은 지금도 신에게 묻고 싶겠지.

“나 지금 잘 살고 있는 거 맞아?”

이제 그 누구도 우리에게 답을 제시해줄 수 없다. 같은 답을 받아도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풀이가 다르기에. 신조차도 간섭할 수 없는 개인의 영역이 있다. 그 영역은 온전히 ‘나’만이 채울 수 있다. 그러나 이 영역을 스스로 구축해가는 일은 참 고되다. 그래서 방황하고, 좌절하고, 가끔씩 ‘타인’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자신에겐 삶을 살아낼 만한 힘이 없다고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여기 거센 빗방울을 맞는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자하는 사람, 동화작가 노경실이다. 그녀는 ‘사는 데 꼭 필요한 만큼의 힘’이 주어졌음을 깨닫고, 진흙 속에서도 생의 기쁨을 발견해내며 살고 있다. 세상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기꺼이 사랑한다.

노경실의 산문집 <사는데 꼭 필요한 만큼의 힘>(도서출판 다우)은 노오란 개나리같다.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어 곧잘 놓치고 지나가지만, 자세히 볼수록 그 생생한 에너지를 피워내는 개나리. 노경실의 산문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 우리가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있다.

그녀만의 순수한 감각으로 풀어진 사사로운 삶의 이야기는 동화처럼 맑고 영롱하다. 우리가 놓치고 살아갔던 따뜻한 기쁨을 되짚어주면서, 잃어버렸던 우리의 모습을 만나게 한다.

날이 더워졌다. 눈을 찌르는 강렬한 햇빛에 우리의 얼굴은 구겨진다. 더위를 피하고 싶어 발걸음은 빨라지고, 마음은 급해진다. 하지만 그렇게 막 달려버리면, 몸과 마음이 지쳐 병이 나버리기 마련이다. 조급해지고 치열해지는 계절이니만큼, 쉬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그대에게 작지만 시원한 그늘이 될 것이다. 있는 힘껏 그대를 품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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