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렬의 행복한 유학가기 20] 미 상위권 대학지원에 특별활동이 왜 중요할까?
[아시아엔=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필자는 아이비리그를 포함해 미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내신과 SAT 성적만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를 강의와 칼럼을 통해 수없이 했다.
명문대학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학업 성적도 좋아야 하지만 비학업적 요소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미국 대학입시에서 과외활동(Extracurricura Activity)은 학교 내신과 도전적인 과목 수강, 표준화 시험(SAT, ACT) 점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주립 대학들은 특별활동 요소를 거의 보지 않는다. 반면 상위권 대학들의 입학사정에서는 특별활동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학업적 요소, 즉 내신과 SAT, ACT 성적은 거의 비슷하다. 성적만 갖고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없다. 따라서 비학업적 요소에서 우열을 가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학업적 요소에 대한 이해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많은 학부모들은 “과외활동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9, 10학년때부터 경쟁적으로 많은 특별활동을 한다. 더불어 고등학교에서도 많은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5-6개, 많게는 10개 클럽에서 활동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업성적보다는 클럽활동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학생들도 많다. 클럽활동이 좋아서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클럽활동을 많이 하면 대입지원서에서 좋게 보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필자는 미국 대학입학 컨설팅을 하는 모 회사의 브로셔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가능한 한 다양하고 많은 과외활동을 해서 입학사정관에게 다재다능함을 보이라고 조언하고 있었다. 이는 미국대학들의 최근 입시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 우매한 조언이다. 미국대학들은 모든 것을 잘하는 만능학생을 더 이상 찾지 않는다. 즉 well-round 학생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학부모들이 알고 있는 ‘하버드대학 합격공식’, 즉 성적은 All A, 특별활동은 악기 하나, 스포츠 하나, 봉사 하나 등을 골고루 해야 합격한다는 것은 먼 옛날 이야기다. 음악도 이것저것, 축구와 하키, 수영도 하고 거기에 모의 유엔, 해외 미션트립까지 가는 만능학생을 요구하는 대학은 더 이상 없다.
미국대학들이 요구하는 학생들은 다양한 재능보다는 그 분야에서 특출한 학생이다. 대학 전체를 퍼즐판으로 볼 때 학생은 퍼즐 한 조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퍼즐판에서 같은 모양의 퍼즐은 없다. 그러나 그 퍼즐이 없으면 퍼즐판은 완성이 안 된다. 대학은 ‘다양성’이라는 기준으로 신입생을 찾는다. 이때 말하는 다양성은 한 학생이 여러 가지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개개 별로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음악에서 뛰어날 수도 있고, 인성이 좋을 수도 있고, 스포츠를 잘 할 수도 있다. 정답은 없지만 그 학생이 모든 것을 잘하는 ‘범생이 우등생’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특별활동은 도대체 몇 개를 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해 질문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어떤 학부모는 필자와의 상담에서 특별활동 리스트를 들고 와서 이렇게 많이 하면 충분하지 않느냐고 자랑한다. 그러나 곰곰이 뜯어보면 아이의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없다. 그저 개수로 채웠을 뿐이다.
몇 개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이 얼마나 열정을 갖고 참여를 했고, 얼마나 학생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활동을 하였는가를 보아야 한다. 즉 갯수보다 질과 내용이 훨씬 중요하다. 일관성과 지속성, 확장성 그리고 리더십 등의 결과가 보이는 활동이 중요하다.
어떤 부모들은 ‘리더십’이라는 것에 너무 집착한다.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다.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리더일 수는 없다. 꼭 회장을 맡아 리더십을 보여줄 수 없다면 열정과 근면성 그리고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주면 된다. 리더십이 아니더라도 구성원으로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점을 입학 사정관에게 어필하면 된다.
또 하나 전공과의 연계성이다. 어떤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너무 과민반응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대학전공과 연계되는 활동을 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대학의 경우 특별활동과 전공을 꼭 연계해야 하지만 미국대학은 이를 요구하지 않는다.
전공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활동 숫자가 적다면 전공과 관련된 깊이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깊은 인상을 줄 것이다. 그러나 전공과 무관한 것이라도 열정과 가치를 보여주면 이 역시 훌륭한 활동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대학 입학사정관이 찾는 학생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 하는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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