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가 영국 식민지배의 산물?” 미얀마 소수민족 향한 오해와 갈등

[아시아엔=서의미 기자] “우리는 미얀마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지난 9월 7일 미얀마의 실질적 지배자인 아웅산 수치가 한 발언이다. 8월 25일 로힝야 사태가 발발한 이래 매일 수천의 로힝야 난민들은 무분별한 폭력을 피해 국경을 넘고 있으며, 40만 이상의 로힝야가 방글라데시 임시 피난처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로힝야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해 왔다.

1982년 미얀마 개혁 이래 소수민족 로힝야들은 시민권을 부정당했다. 개정된 법엔 “영국의 버마 강점기 이전부터 거주했던 토착민에게 시민권을 보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로힝야족은 법의 테두리 밖에서 살아왔다. 미얀마 정부 측은 이 모순을 지적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내정간섭이라고 일축해 왔다.

그리고 30여 년이 흐른 2012년, 전세계는 미얀마의 로힝야 탄압이 대규모 유혈사태로 번진 순간을 목도했다. 이는 미얀마를 넘어 이웃국가인 인도, 방글라데시, 태국, 그리고 동남아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까지 영향을 미쳤다. 통계에 따르면 당시 약 100만의 로힝야는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었다. 수많은 로힝야들이 열악한 보트를 타고 방글라데시로 향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세계인들이 ‘로힝야가 어떤 민족이길래 이렇게 피를 흘리는가’ 의문을 채 갖기도 전에 불길은 겉잡을 수 없이 번졌다.

로힝야는 어떤 민족인가? 간단히 요약하면 이들은 ‘아르칸(현 미얀마 라킨 주)에 거주해온 무슬림 소수민족’이다. 미얀마 서쪽 해안가에 살던 로힝야는 주변과의 불화를 일으키지 않는 온순한 민족이었다. 이들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현존하는 기록에 따르면 남아시아에서 건너온 로힝야족은 8세기부터 아르칸에서 살아왔다. 로힝야의 터전인 아르칸도 근대 미얀마의 영토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인구의 90%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종교와 인종의 다름은 불화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국가간 경계가 흐릿하던 19세기 후반, 버마를 지배하던 영국이 통치를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벵갈의 무슬림들을 이주시키며 로힝야의 역사는 뒤틀리기 시작했다. 현지 미얀마 불교도들에게 벵갈 이주민들은 불법이주자에 불과했지만, 이 지역에서 오랜 세월 터전을 닦아온 로힝야는 이들과 가깝게 지내왔다. 그러나 현지 불교도들의 ‘영국이 불러들인 이주민’에 대한 증오는 다른 종교를 가진 민족을 향한 증오로 이어졌다.

영국과 일본의 침략을 거쳐 버마의 국경은 이전보다 뚜렷해지면서, 종교-민족 간의 경계도 보다 뚜렷해졌다. 스스로를 토착 불교도나 벵갈 이주민이 아닌 ‘로힝야’라고 여긴 그들은 어느 순간 영국에 의해 건너온 이주민들과 동일한 집단으로 여겨지며, 대립의 중심에 서고 말았다. 결국 이들은 고유의 역사와 문화마저도 부정당하고 말았다. 다수의 미얀마 역사가들도 로힝야를 영국 식민지배의 산물이라고 착각하는 우를 범하며 이들에 대한 오해와 갈등은 커져만 갔다.

이러한 종교-민족 간 대립은 아신 위라투가 이끄는 반 무슬림 단체들에 의해 더욱 격화됐다. 969 운동을 촉발시킨 위라투는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 여성 강간 사건에 대해 “로힝야족의 신체가 너무 불결해 불가능한 일”이라고 변명하며, 오히려 로힝야가 국제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 여론을 조작한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때문에 라킨 주의 불교도들에게 로힝야는 미얀마의 일자리와 천연자원, 통합을 강탈하는 외지인이자 테러집단에 불과했다.

왜곡된 시선은 최근 아라칸로힝야해방군 (ARSA) 이 급부상하면서 심해진 측면도 있다. 주 미얀마 호주대사를 지냈던 트레버 윌슨은 ARSA에 대해 “이슬람 테러집단과 유사한 집단이다. IS와도 연계된 이들은 목적을 위해 기꺼이 무력을 동원할 단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ARSA와 이슬람 테러단체 간 연결고리가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 ARSA와 테러단체들의 관계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는 없으며, 알 카에다가 전세계 무슬림들에게 ‘로힝야를 구원하자’는 성명을 낸 것 이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태는 갈수록 악화되어 갔고, 결국 9월 9일 ARSA는 10월 9일까지 한달 간의 정전을 선언하면서 라킨 주로 향하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가해달라고 미얀마 군부에 요청했다.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받은 라킨 주의 북서부는 군부의 통제로 구호단체들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웅산 수치의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테러집단과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미얀마 민주화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치는 긴장을 풀기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혹자는 아웅산 수치가 그에게 권력을 쥐어준 대다수의 불교도들에 맞설 힘이 없기 때문이라고 옹호하기도 한다. 그러나 엠네스티, 휴먼라이트워치, 유엔 등 국제단체들은 아웅산 수치가 ‘눈뜬 장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영국 최대 노동조합 중 하나인 유니슨도 수치에게 부여했던 명예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무슬림이 주류를 이루는 국가들도 로힝야의 편을 들고 나섰다.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로힝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지속되면 더 큰 극단주의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아시아의 두 대국 인도와 중국은 미얀마 정부의 편이다. 이들은 유엔의 구제에도 반대해왔으며, 오히려 미얀마 국외로 탈출한 난민들 역시 즉각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엇갈리는 국제사회의 반응 속에 ‘평화의 상징’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나섰다. 그는 오는 11월 30일 미얀마를, 12월 2일 방글라데시를 각각 방문할 계획이다. 교황은 로힝야를 애도하며 “신의 이름 하에 로힝야들은 보호받아야 하며, 우리 모두는 그들의 권리가 보장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은 미얀마에 달려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미얀마의 지도자들이 로힝야를 향한 잔학한 행위를 인정하고 바로 잡는 것은 사태 해결과 국가 통합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미얀마 지도층은 추방과 학살이 중단될 때 종교와 민족의 화합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7 comments

  1. 위기사는 잘못된 역사를 쓰고 있다. 영국식민지와 관련지어 설명하면 이런 오류가 나올수 밖에 없다. 이런 오류가 사실인양 기사화되고 댓글로 재생산되서 인종학살 희생자들인 로힝야(로힝쟈)를 혐오하고 심지어 증오한다.
    김인아교수의 연구 학술지로 다 정리된다. 오죽하면 학자들이 이런 연구논문을 발표했겠나ㅠㅠ. “미얀마 여카잉 지역내 무슬림 사회 형성의 역사적 고찰” https://bit.ly/37El7Sg

  2. 100% British made this situation, They did the same thing to India, segregation policy..
    And even still they fighting each other. England is disgusting country..they don’t eve appolosize for that

  3. 기자도 기레기 소리 듣기 싫으면 사실은 사실로 적읍시다.
    1. 영국의 이주 기록이 있는데 벵갈리를 토착민처럼 기술하다니..
    2. 양보하여 토착민이라면 13세기동안 주변 민족과 교류가 없을 수 있나요? 그 오랜 시간동안 인종과 언어가 고립될 수 있는지?
    3. ARSA의 미얀마 경찰 초소 공격은 왜 언급하지 않고 인도주의 운운하며 시간벌기용 휴전만 언급하는지? 비무장 승려와 불교도를 참수하던 ARSA가 전열을 정비하여 미얀마군에 반격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되는 것인지?

    이민족이 들어 와 동화도 되지 않고 퇴거도 하지 않고 계속 독립하겠다고 반란을 일으키면 남은 답은 절멸뿐이라는 것 기자도 알텐데…
    “아몰랑. 무조건 약자가 선이요 강자는 악이다.” 이것은 아니겠죠?

    1. 어이 없어서 글 남기네요. 버바족이죠? 한글이름 가지고 있는 버마족 맞죠?
      아니면 미얀마 대사관 근무하는 한국인 인가요?
      둘다 아니면, 그냥 재미로 남에나라 역사 함부로 왜곡하고 거짓말 하는 사람인가요?

      1. 영국의 이주 기록은 어디에서 확인하신 내용인가요? 미얀마 정부 자료요?
      2. 본인이 질문한 내용 읽어 보세요. 이게 질문이에요?
      3. ARSA 초소 공격과 비무장 승려와 불교도 참수의 소식은 미얀마 정부 자료죠?
      BBC나 CNN, NewYork Times의 어떤 기사내용에 위에 글이 있죠?
      ARSA 휴전 선언후 라카인 지방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했나요?
      50만명의 이재민이 하루에 수백명씩 목숨을 잃으면서 탈출하는 상황은 인지하고
      있나요?

      이민족으로 들어왔다는 문구도 틀렸고, 독립하겠다고 반란을 일으켰다는 내용도 틀리고,
      모 하나 맞는 글이 없는데, 무슨 용기로 이런 댓글을 달죠?

      모르면 물어보세요 !

      1. The people of myanmar know their history better than the hypocritical western power ruling the UN.
        Even if there have been rohingya settlers since 9th century, it is undeniable that the majority of the rohingyas in Myanmar today are the descendents of those who were brought by the british during the colonial rule. These people who came to the land of myanmar didn’t even refuse to co-operate with the british exploiting the people of myanmar. So the parts of the responsibility of what is happening right now belong to Rohingya people. The fact that they co-operated with the british to exploit the exploited people of myanmar tells us how morally corrupt they are. If the western countries ruling the UN has a notion of conscience, they should tell United Kingdom to receive the rohingya refugees until the problem is solved. So i personally want to vomit every time i hear the major western medias and countries doing nothing other than criticizing myanamar even though they got the biggest part of responsibility of what is happening in myanmar. They ( the british) are the one who created cause of the problem. If the british didn’t rule Myanmar and didn’t bring a lots of bengali people, would myanmar be oppressing the rohingya people who have been in myanmar since 9th century as violenty as they do now ? I do not think so. What i am saying right now is not a lie.

      2. The fact that the majority of rohingays were brought by the british is not a fake information produced by Myanmar . It is a historical fact that my french history teacher mentioned during a history class i took. It is a historical fact that is widely accep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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