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로그’ ‘환경사랑’의 조화 평창올림픽, 남북 교류의 장 꿈 꾸며

[아시아엔=법현 스님, 열린선원 원장] 사랑, 열정, 에너지, 속도의 용광로! 지구촌 가족들의 심장이 펄떡거리는 증강현실이 펼쳐진다. 생겼을 때의 자연이 그대로 있는 정말 좋은 곳. 온난화 시절에도 4계절이 가장 또렷하게 남아있는 강원도 평창과 정선, 강릉. 눈 위 프로그램들은 평창 정선, 얼음 위 경기는 강릉에서 진행될 평창동계올림픽. 기다려진다.

신발 한 켤레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살아가는 아주 가난한 소년이 있었다. 어느 날 부잣집 소년이 빛나는 구두를 신고 나타났다. 한 없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소년의 눈망울이 애처롭다. 부잣집 소년이 기차를 타러 가다가 구두 한 짝이 벗겨져서 애태우는 모습을 보고 가난한 소년이 신발을 들고 달려가지만 기차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그 때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부잣집 소년이 나머지 구두 한 짝을 기차 밖으로 벗어 던져서 가난한 소년이 신도록 한 것이다. ‘룩소르영화제’에 출품한 4분짜리 영화라는데 감동의 물결이다. 실제로 간디가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감동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지구촌이 느껴야 한다.

올림픽이므로 경기를 중심으로 살펴야 한다. 하지만 금상첨화(錦上添花), 비단 위에 꽃처럼 경기(게임)를 꽃으로 생각하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즐기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강원도 사람들의 넉넉한 인품. 영화 <동막골>의 그 이장님 말씀이 생각난다. “자꾸 먹여야 돼. 자꾸 먹거리를 제공해야 돼.” 그게 인기의 비결이라고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들에게 설명하지 않는가? 여기서 말하는 먹일 것, 먹거리는 반드시 음식물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물도 꼭 포함시켜서 정신과 육체가 함께 따뜻하고 배부르게 제공하는 올림픽이었으면 좋겠다. 불교경전에 의하면 먹거리는 여러 가지가 있다. 씹어서 먹는 것, 닿아서 먹는 것, 생각으로 먹는 것 등등···.

인적 끊긴 금강산 육로와 철로 <사진=뉴시스>

나는 처음에 평창올림픽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환경에 관한 사랑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결정되었고 이제는 불과 1년도 남지 않았으니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한다. 가리왕산이라고 하는 신라시대 이래로 거의 훼손이 없던 그곳을 중심으로 올림픽이 펼쳐지므로 될 수 있으면 그 자연을 잘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발전이 덜 된 지역들을 중심으로 하느니 만큼 자연이 더해진 인간미와 정이 넘쳐흐르는 올림픽으로 가꿔 갈 수 있을 것이다. 숙박시설이 모자란다고 하는데 꽤 많은 시설들이 보완되었다. 나는 거기에다 남북교류때 활용하던 크루즈를 활용하기를 제안한다. 금강산에 있는 호텔과 온천 등 여러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추천한다. 남북의 교류가 완전히 끊겼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오는 5월 새정부가 들어서면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가장 먼저 할 일 가운데 하나가 남북한이 현재의 불통을 극복하고 교류 물꼬를 새로 트는 거다. 그런 면에서 북한지역에서 시합을 하는 등 공동개최는 물리적으로 어렵겠지만 숙소와 휴식공간을 공유하는 것은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남북교류를 위해서 많은 돈과 기술을 들여서 만든 시설들이다.

넓은 의미의 남북한 통일과 지구촌 가족들을 위한 적극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북한과 맘을 다해 협상하는 것은 남북한 상호이해뿐 아니라 세계평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지구촌 가족들에게 한반도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기회도 된다. 더 나아가 그동안과 달리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 사이의 직항이 열리면 좋겠다. 잘 하면 육로도 바로 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전협정과 관련해서도 많은 개선과 진전이 토의될 수 있다고 본다.

천혜의 자연과 함께하는 역사의 장소, 우리 사찰 등 종교 시설과 문화시설을 활용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역사와 문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안은 채 따뜻한 정이 흐르는 올림픽으로 만드는 것이다.

미래를 다룬 영화나 재난영화들을 보면 대부분 ‘지금, 여기서, 사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주개발은 혹시 지구가 살기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어느 우주가, 어느 별이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판단돼 이주한다고 해도 혹시 거기에 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지는 않을까?

인도를 향해서 탐험을 하려고 사람들을 싣고 출발했던 콜럼버스가 인도인 줄 알고 갔던 곳이 아메리카였다. 아메리카에는 아메리카 선주민 또는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지금도 인도인(인디언)이라고 부르는데 잘못이다. 아메리카 원주민, 아메리카 선주민이라고 해야 한다. 그들을 아주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몰아내고 죽였다. 지금 말하는 아메리칸드림이라고 하는 미국인들의 사회를 건설한 것은 바로 이런 몰지각한 사고에 의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곤란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기본 주제로 활용할 수 있는 재밋거리가 많아야 한다. 미래영화나 재난영화의 주제가 ‘지금, 여기 그리고 사랑’인 것처럼 말이다. 지금 여기는 직관적으로 지닌 슬기를 뜻한다. 슬기의 바탕이 사랑이다. 사랑의 판단이 슬기며, 직관이다. 우리말에 사랑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지시대명사가 있다. 바로 ‘자기’(自己, self)라는 말이다. 전혀 다른 성씨(姓氏)와 성(性)을 지닌 상대방을 ‘자기’라고 부르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무아정신에 따라 바로 자기 자신을 비우면 상대방이 나와 꼭 같은 사랑스러운 존재가 된다는 뜻이 아닐까? 지구촌 가족 모두를 자기로 생각해서 사랑으로 대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디지털 세계 기본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 아날로그다. 이른바 ‘디지로그’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말은 가장 현대화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지금 최첨단 정보화시대에 가장 소중한 정신인 사랑이 남아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현대적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구시대의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 사랑을 담고 있는 아날로그가 충분히 발현되는 그런 올림픽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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