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안전의 혁명···사고·범죄 걱정 없는 스마트 횡단보도

스마트 횡단보도

제브라앤시퀀스 ‘지능형횡단보도 시스템’ 개발

[아시아엔=박호경 기자] 최근 4차산업혁명의 대두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이 연일 주목받고 있다.

신기술의 등장은 무엇보다 편리한 삶을 위해서지만 ‘안전’이 수반돼야 가치가 높아진다.

초등학교 앞 보도에서 일어나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유괴나 실종사건이 발생할 경우 발빠른 초동수사를 돕는 ‘스마트 횡단보도’가 바로 좋은 사례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률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무단횡단 사고보다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 사망률이 더 높다. 보행자가 안심하고 좌우를 살피지 않을 뿐더러, 운전자들 역시 도로에서는 자동차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횡단보도 앞 사고를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횡단보도 시스템 기술’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제브라앤시퀀스(Zebra & Sequence)가 개발한 ‘지능형횡단보도 시스템’이 바로 그것이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제브라앤시퀀스 오동근 대표 이야기다. “몇년 전 아이가 태어난 후, 어느 날 횡단보도를 걷다가 아찔한 모습들이 여럿 눈에 들어왔다. 신호를 무시하고 쌩쌩 달리는 차량과, 횡단보도란 사실만 믿고 전후좌우 안 살피고 무심코 걷는 어린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저 아이들이 내 아이의 몇 년 뒤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니 정신이 바짝 들었다. 보행신호가 켜져도 무심코 지나가는 자동차를 보며 운전자의 보행자 배려가 뭣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후 오동근 대표는 제브라 시퀀스(Zebra Sequence)라 이름을 붙인 시스템 개발에 주력했다. 그가 고안한 제브라 시퀀스는 △보행신호 전환 시 CCTV 촬영 중 △정지선 준수 △보행자 보호 등과 같은 문구가 LED에 표시된다. 이는 곧 운전자로 하여금 주의력을 집중시키게 하는 효과가 나온다.

유럽의 도로주행에서 보듯, 운전자가 측면으로 신호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제브라 시퀀스에는 △CCTV 기능의 블랙박스 △위치확인용 비컨(Beacon) 리더기가 내장돼 있다. 비컨은 블루투스 저전력(低電力)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해 맞춤형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에 따라 소형 비컨을 옷이나 가방 등에 부착하면 횡단보도의 제브라 시퀀스의 위치추적 시스템과 연결돼 실종자의 위치 등이 쉽게 파악될 수 있다.

오동근 대표는 “이 기술은 사람뿐 아니라 애완동물이나 자전거 혹은 여러 도난품에 대한 추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성인 실종신고 건수가 3만3천여건에 이른다. 오 대표는 “유괴된 어린이나 어른이 실종돼 어디론가 이동할 때 반드시 횡단보도는 몇군데 거치기 마련”이라며 “여기서 이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소형 비컨은 2016년 방송통신위원회 주관 ‘위치서비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제브라 시퀀스에 탑재돼 하루 24시간 내내 작동하는 블랙박스는 실종자 얼굴을 데이터베이스화할 경우 사람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과속 등을 감시하는 카메라는 고화질로 사람 얼굴이나 차량정보가 찍히지 않는 단점이 있다. 위치기반 서비스가 활성화돼도 마찬가지다. 오 대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화에서와 같은 ‘얼굴 인식기능’을 동국대와 공동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94%의 완성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 기술은 2018년 초반부터 시험 가동할 예정”이라고 했다.

제브라앤시퀀스는 실용가능한 높은 수준의 연구성과로 ‘성장잠재력 높은 ICT 분야 유망기업’으로 미래부 주관 ‘K-Global 300’에 선정됐다.

‘제브라 시퀀스’는 현재 인천 남구에 시범 설치되어 있으며, 도로교통공단의 전기적 안정성시험을 통과한 상태다. 또 이를 토대로 2017년 ‘도로교통공단 스마트 신호등’에 함께 선정돼 시범평가를 수행하고 있다고 오 대표는 밝혔다.

오동근 대표는 “횡단보도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구역으로 이 구역을 잘 활용해 교통사고·실종·유괴·도난 등 크고 작은 각종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 등에 활용되길 바란다”며 “내 아이를 걱정하다 시민들의 안전생활에 보탬이 될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 무척 고맙고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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