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물건개발자피부로 흠뻑 느끼는 핀란드 정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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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물건개발자 박은찬·박채아 저희 부부는 지난 7월 핀란드로 유학을 떠나왔습니다. 어느덧 2개월여, 그동안 인상 깊었던 문화 충격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첫 소식은 핀란드의 도서관입니다.

핀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교육’입니다. 교육과 책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겠지요. 핀란드에서 책은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동네 마트에서 편의점까지 거의 모든 곳에서 책을 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서관은 어떨까요? 한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 기대하며 오울루 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

오울루 도서관은 아름다운 강과 숲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아마도 도서관 안에서 책을 읽으면 강가에서 혹은 숲속에서 분위기 있게 독서하는 느낌입니다. 주변에는 자동차 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텅 비어 있었고 오히려 자전거 주차장이 북적입니다.

도서관 내부에 들어서자 모든 공간이 유리로 시원하게 뚫려 있습니다. 때마침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축제기간인 데도 도서관에 사람이 많았습니다. 참고로 오울루의 축제는 도시 여러 군데서 소규모로 열리는 행사들의 집합입니다. 한국의 축제는 짧은 기간 동안 행사 주최자가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이 많은데요, 여기서는 아기자기하게 열리는 작은 축제들을 찾아가는 맛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도서관에서 떠드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데 이곳에서는 아주 자유로웠습니다.

도서관 한켠에서는 합창을, 다른 한켠에서는 어르신들이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 서고 입구에는 책 반납기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보니 핀란드 사람들이 책을 얼마나 많이 대여하는지 지레 짐작할 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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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는 멀리 시장과 바로 앞 수로, 잔디, 나무들이 보입니다. 책 읽다가 눈이 침침하면 멀리 한번 바라보고 다시 책을 읽으니 그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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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한쪽에서 아이들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한국형 도서관 매너에 적응이 되어 있는 저로서는 다소 당황스러웠으나 이내 곧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아동 도서관과 일반 도서관이 나뉘어져 있지 않고 한 공간에 아동과 성인 섹션만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두 공간을 나누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 목소리는 그대로 온 도서관에 울려퍼지는 거였습니다. 이때 무릎을 탁 쳤지요. ‘아하, 굳이 조용할 필요가 없는 도서관이구나’ 하는 생각에서요. 어차피 책은 대여해서 집에서 읽거나 한 층 더 올라가 조용한 곳을 찾으면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여기선 오히려 책을 고르고 즐기는 아이들을 배려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어른들도 자신들의 책 선택을 가족,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할 수 있게 만들었더군요. 심지어 열람실 안에서 토론하는 어르신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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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다른 한 쪽은 강과 바다입니다. 그래서 해가 질 무렵에는 멋진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멀리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도시에서 가장 터가 좋은 곳에 공립 도서관과 문화 극장이 세워진 덕에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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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외국인인 저희에게도 회원증을 발급해 주었습니다. 또한 세미나실도 무료로 대여해주기 때문에 긴 시간 토론할 경우 세미나실을 온라인으로 예약한 후 방문하면 됩니다. 모든 것이 무료이며 아동들에게는 연체료가 부가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놀라운 사실은 대출도서 숫자가 무제한이란 사실입니다. 제가 자주 이용하던 서초구립반포도서관의 경우 1인당 4권이지만 핀란드 오울루도서관 대출 도서 권수는 무려 100권입니다. 100권을 한꺼번에 모두 빌려가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도서관 직원에게 100권이라는 얘기를 듣는 순간 저희 부부는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교육에 관한 한 관대하고 아이들이 책을 찾는 것을 즐거운 경험이 되게끔 유도하는 핀란드의 멋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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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핀란드 오울루 도서관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멀리 큰 건물이 도서관입니다. 벌써 이곳은 추위가 찾아오고 있어 낙엽들이 벌써 보입니다. 밤에는 영하 근처로 떨어지는 기온 덕에 따뜻한 한국의 국물음식이 더욱 먹고 싶어집니다. 10월이면 첫 눈이 내린다고 하니 그때 이야기는 <매거진N> 11월호에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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