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스페인 게이 부부, 대리모 통해 얻은 딸 두고 양육권 분쟁 “게이 부모에게 아이 못준다”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지려 태국을 방문한 스페인의 게이 커플이 난항에 부딪혔다고 <AP>가 전했다. 출산 후 대리모가 “부모가 동성 커플인지 몰랐다”며 아이의 비자 서류 서명을 거부한 것이다.

스페인의 마누엘 산토스(41)와 미국의 고든 레이크(41) 부부는 “대리모 알선업체 뉴라이프(New Life)를 통해 우리가 동성커플이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명확히 해뒀다”며 “이제 와서 대리모가 우리가 게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입장이다.

양육권을 둘러싼 논란은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져 23일 재판이 열렸다. 레이크는 이날 “오늘은 우리 부부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날이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라며 “양육권 인정은 당연지사”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가 평범한 가정을 이루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부부의 변호사로 나선 라차폴 시리쿨칫은 “이들 부부는 안전하게 아기를 데리고 스페인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아기는 생물학적 아버지와 함께 지낼 권리가 있다”고 재판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태국 법은 동성혼인을 허용하지 않는데다, 아이가 태어난 작년 1월 이후 대리모 사업을 금지하는 법안이 도입돼 문제가 복잡해졌다. 정부는 해당 법안의 법적 효력에 대해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의 부모를 위한 유예기간을 둘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재판은 오는 31일 종결될 예정으로, 이들 부부는 태국 체류 및 법적 분쟁 비용 마련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3만6천달러(4천만원)를 모금하기 위해 글을 올려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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