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도시 카타르 도하, 2시간 폭우로 ‘물난리’ 난 이유
[아시아엔=라드와 아시라프 기자·최정아 기자] 불과 2시간만에 폭우로 도시가 물에 잠겼다면 믿어지겠는가. 중동의 부국(富國)으로 꼽히는 카타르의 도하라면 가능한 일이다.
지난 25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2시간 가량 지속된 폭우로 홍수가 발생했다. 카타르 기상청은 이번 홍수는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통해 건너온 계절성 폭우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전형적인 사막기후인 카타르 도하의 한해 강수량은 50mm이다. 하지만 이번 폭우로 79.5mm의 비가 내려 모든 거리가 빗물에 잠겼으며, 일부 상점과 쇼핑몰이 임시 폐쇄됐다. 카타르 당국은 “카타르에 홍수가 일어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와 폭우가 잦아져서 배수시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네스코 카타르지부의 최유나 씨는 “카타르 거부(巨富)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도 홍수가 났다”며 “회사원들은 허리까지 오는 홍수물을 헤치고 퇴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카타르에선 해변가 대규모 개발과 인프라 낙후 문제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타르 배수시설을 담당하고 있는 ‘Action International Services’의 파드라이그 나그릴은 “카타르 도하에 인구 수가 증가하면서, 하수문제도 더욱 심각해졌다”며 “도하는 사막 위에 건설된 계획도시다. 이 때문에 하수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역류하기 쉬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최근 다른 중동지역에서도 카타르 도하와 비슷한 이유로 홍수가 발생했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도 홍수로 인해 인명피해가 나고 대규모 정전사태가 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으며, 사우디 수도 리야디에서 폭우가 내려 홍수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