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지진 상처 달래는 ‘카페 드 몽크’와 승려 타이오 카네타 이야기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2011년 일본 대지진이 발생해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고향을 잃은 이들의 감정이 점차 매말라 가고 있다. 심장이 얼어버린 듯, 눈물도 잘 흘리지 않는다.”

일본의 승려 타이오 카네타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난해 트럭 카페 ‘카페 드 몽크’(승려의 카페)를 열었다. 영어로 승려란 뜻의 몽크(monk)는 일본어 발음으로 ‘불만’을 뜻하기도 한다.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는 ‘카페 드 몽크’는 마음 속 불만과 시름을 덜어내는 공간이다.

카네타는 미국 시민언론 <글로벌 보이스>에 “대지진이 발생한지 어느덧 4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피해자들을 위해 ‘승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들어주고 싶었다”며 “카페 드 몽크는 사람들의 감정을 끌어내고 서로 치유해줄 수 있는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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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데 몽크’엔 기본 규칙이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동안엔 종교색이 가미된 설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카네타는 “이곳에서 우리는 타인의 슬픔, 행복감, 고통 등의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며 “종교적인 이벤트가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이곳 방문객들은 커피와 함께 케이크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흔히 볼수있는 장면들이지만, 방문객들에게는 ‘특별한 일상’이다. 카네타는 “‘카페 데 몽크’의 목적은 바로 이 ‘평범함’에 있다. 이들은 대지진 이후 ‘평범한 일상’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대지진 피해자 중 일부는 요코하마 임시거주지로 거쳐를 옮겼다. 이들은 미나미-산리쿠에서 온 사람들로, 이 지역은 지난 대지진 당시 쓰나미의 충격을 ‘직격탄’으로 받은 곳이다. 요코하마의 풍경은 아름답지만, 한켠에 자리잡은 임시 거주지의 삶은 고달프다. 방음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살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생활이 불안정하다.

카페를 찾은 주민 오야마씨는 <글로벌 보이스>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끔 주민 모임을 가지긴 하지만, 이곳 카페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며 “카페 데 몽크에선 주민들이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다. 스님들은 우리의 감정에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카네타는 “1년전까지만해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트럭카페 ‘카페 드 몽크’과 함께 쓰나미 피해자 임시 거주지역을 돌며, 피해자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고 있다.

One comment

  1. 다른나라의 일에도 불구하고 오직 피해자들의 마음을 걱정하며 달려간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저희 나라도 저런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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