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나들, ‘홍대아이돌’ 윤석훈과 골목콘서트···8일 시흥 보금자리 이불집서

[아시아엔=김아람 기자] 8일 저녁 6시 경기 시흥의 이불집 ‘보금자리’에서 90년대 인기그룹 ‘일기예보’의 멤버 나들(47)의 44번째 ‘골목콘서트’가 열렸다.

골목콘서트는 나들이 지난 2013년부터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로 진행해온 무료 콘서트다. 직접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사연과 함께 콘서트를 신청하면 그 어디든 찾아가 공연을 펼친다.

관객들과 대화하는 나들(오른쪽)과 김성유(왼쪽)
관객들과 대화하는 나들(오른쪽)과 김성유(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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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회 골목콘서트를 찾은 관람객들.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시민이 이곳을 찾았다.

이번 44번째 골목콘서트는 나들에게 좀더 특별한 공연이다. 사연 신청자가 아닌 나들이 직접 ‘보금자리’ 주인에게 공연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중순 시흥에서 행사를 마친 후였다. 한 부부가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힘든 일을 겪는 와중 음악을 듣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전해왔다. 이에 나들은 “운영하고 있는 이불집에서 골목콘서트를 해보자”며 부부에게 골목콘서트를 제안했다.

44회 골목콘서트가 열린 경시 시흥의 이불집 '보금자리'
44회 골목콘서트가 열린 경시 시흥의 이불집 ‘보금자리’

그렇게 해서 열린 이번 골목콘서트에서 나들과 김성유(퍼커션 담당)는 일기예보의 히트곡 ‘좋아좋아’ ‘인형의 꿈’ 등을 부르며 20여명의 관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일명 ‘홍대아이돌’이라 불리는 신예 싱어송라이터 윤석훈이 솔로로 약 30분 가량 공연을 펼치며 열띤 호응을 얻기도 했다.

나들은 곡 중간중간 골목콘서트를 시작한 계기부터 곡에 담긴 짝사랑 사연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의 재미있는 입담에 공연 내내 관객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1시간30분 가량 펼쳐진 공연 내내 ‘보금자리’ 주인 서미경씨는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너무 힘들었는데 큰 위로가 됐다”며 “자영업을?하면서?사람 상대하는 걸 어려워했었는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공연을 관람한 이복규씨는 “다들 살기 힘든 요즘, 이렇게 한데 모여 위로를 나누는 뜻 깊은 자리에 참석해 기분이 좋다”며 “나들의 노래를 들으며 향수에 잠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부터 나들 팬클럽에 가입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열성팬 유보연씨는 “골목콘서트 관람만 세번째”라며 “뮤지컬배우를 꿈꾸는 조카를 데려왔는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했다. 나들의 노래 중 ‘funny love’를 제일 좋아한다는 그는 “좋은 취지를 가진?골목콘서트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고 있는 '보금자리' 주인 서미경씨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고 있는 ‘보금자리’ 주인 서미경씨

공연 막바지에 나들과 ‘보금자리’의 주인 서미경씨와의 짤막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꿈이 무엇이냐는 나들의 질문에 서미경씨는 “앞으로는 배짱을 가지고?여유롭게 살고 싶다”고 했다. 이를 지켜보던 큰 딸이 “내가 해줄게!”라고 큰소리로 호응했다.?청중들은 박수로 환호하며 모녀를 격려했다.

나들은 한창 일기예보 5집 활동을 하던 1999년도에 갑작스레 찾아온 간경화로 긴 투병생활을 하다 생사의 기로에 섰던 경험이 있다.?다행히 2010년 사촌동생의 간 기증으로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점차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후 앨범을 내고 다시 가수 생활을 재개하려 했다. 하지만?‘10년의 공백’은 넘기 쉽지 않은 산이었다.

그러던 중 작업실 근처 삼겹살 집 ‘돼지네’에 들러 주인부부 응원 차 노래 두 곡을 불렀던 게 골목콘서트?계기가 됐다. 이후 부부 내외는 적극적으로 가게 손님들을 나들 팬카페에 가입시키는 등 열렬한 지지자가 됐다. 이에 나들은 가게 단골손님들을 한자리에 모아 공연을 펼쳤다.?나들은 “이를 통해?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소상공인들에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그 역시 자신의 노래가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것에 큰 힘과 위로를 얻었다고 했다.

골목콘서트가 진행된 지 어느덧 30개월. 나들은 “당구장, 탁구장 심지어 산후조리원에서도 골목콘서트를 한적이 있다”면서 “가게에서 공연을 한번 한다고 매출에 지대한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고생하는 자영업자 분들께 위로와 응원을 드릴 수 있다는 자체가 기쁘다”고 밝혔다.

일명 '홍대아이돌' 가수 윤석훈이 관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일명 ‘홍대아이돌’ 가수 윤석훈이 관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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