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성지순례 ‘압사 참사’ 원인은?···살만 국왕 공식 애도

[아시아엔=최정아 기자] 매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열리는 성지순례(하지)에 참여하는 무슬림은 200만~300만명. 닷새간 이뤄지는 성지순례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무슬림 인파가 몰려들면서 사우디 메카에서 압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6년 364명, 2004년 244명, 1990년엔 무려 1426명이 사망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압사로 인한 대규모?참사가 일어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외곽에서 24일(현지시간) 최소 719명이 사망하고 86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에 순례객 안전사고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방관적 태도에 국제사회는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성지순례를 위해 메카로 향하는 무슬림 수가 급증한 시기는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10월전쟁)과 오일쇼크 이후다. 사우디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1920년엔 5만8584명의 무슬림이 하지에 참여했다. 이후 2012년엔 메카를 찾은 순례객이 170만명으로 급증했다. 2013년엔 순례자 310만명이 메카를 방문했다. 성지순례 사상 최대 수치였다. 이에 사우디 당국은 순례객들의 수를 제한하는 방침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순례객 수가 급증한 원인으로 ‘저가 항공의 등장’을 꼽았다. <가디언>은 “저가항공 등의 등장으로 공항을 통해 사우디에 도착하는 순례객들이 증가했다”며 “(공항 터미널에 사람이 몰리면서) 폭탄테러, 압사의 위험뿐만 아니라 폭염으로 인한 급작스런 심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높아졌다”고 24일 보도했다. 현재도 진행중인 대규모 도로건설도 한몫했다. 교통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더 많은 순례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하지만 급증한 순례객에 대한 당국의 조치는 전무했다.?<가디언>에 따르면,??최근 순례자 수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당국은 안전사고 대비책 등을 마련하지 않고 방관했다는?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압둘라 전 국왕이 지난 1월 타계한 이후 승계한 살만 국왕에 대한 신뢰성도 흔들리고 있다. <가디언>은 “사우디 국민들은 정부가 공공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살만 국왕은 24일?연설에서 “압사 사고로 숨진 순례객 700여명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성지순례 방식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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