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눈에 비친···’열심히 일하고, 왁자지껄한’ 한국인

우리나라에 등록된 주한 외국인 수는 92만명(2010년?통계청 기준). 한국에서 한국인과 함께?부딪히며?한국문화 속에서?생활하고 있는 이들은 한국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15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AsiaN 사무실에서 ‘주한외국인과의 토크’ 자리를 마련한 AsiaN은?이들의 새해 풍습과 함께 한국 생활(Life in Korea)에 대해?이야기를 나눴다. 주한유학생협의회 리사 위터(Lisa Witter, 미국)의 진행으로 이뤄진 이 자리에는 네팔, 인도,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등 각각 다른 배경을 가진 6명의 주한외국인들이 참석했다. 이들의 한국 체류기간은 적게는 4개월부터 많게는 12년까지다.

‘지나치게’ 열심히 살지만 외국인과 섞여 사는 것에는 익숙치 않은 한국인들, 채식주의자는 별로 없지만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한국음식, 편리한 교통시설이지만 구조는 낯설고, 공공서비스는 대체로 빠른 한국. 또한 공공장소에서 떠드는 소리는 싸우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고 했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그동안 한국에서 느낀?다양한 경험과 느낌들을 생생하게?쏟아냈다.

한국인?’지나치게’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

라훌 아난드(Rahul Anand, 인도)와 벨(Rattapol Piriyathanaruk, 태국)은 현재 KAIST(카이스트)에서 경영학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룸메이트다. 이들은 한국에 대해 “너무 열심히 일한다”, “한국 학생들은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카이스트의 문화’가 더 그럴지도 모른다고 전제를 깔았지만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들은 대체로?‘물불 가리지 않고’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는 듯했다.

라훌은 “한국 사람들은 친절하고 좋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새벽 2~3시까지 너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일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서 쉬는 게 보통인데 한국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긴 시간을 일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정된 일정이나 마감시간(deadline)만을 기준으로 일하는 문화에서 보면 늦게까지 야근하고 공부하는 문화는 낯설다”고 했다.

이어 벨은 “학교 일에만 집중하고 바깥 생활을 많이 못하는 것은 힘들다”며 한국적 정서 안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이야기 했다.

반면 중국인 유학생 양성명(楊星明, 중국)은 “50만 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어서인지 한국에서의 불편함은 한국어 뿐”이라고 했다. 또 “학교에도 700명 가까운 중국인이 있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고, 한국에는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꽤 많다”며 웃었다.

결혼이주여성인 돈나벨 카시퐁(Donnabelle Casipong, 필리핀)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그는 “청량리에서 버스를 탔는데 목적지와는 반대방향으로 가서 당황했다. 경찰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경찰은 내가 전화로 한국인 남편과 통화를 해달라고 몸짓으로 설명해도 못 알아듣고 휴대폰을 그냥 닫아 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안내 센터 같은 것도 많이 생기고 좋아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대중교통 이용할 때 자리 뺏으려고 서로 밀치는 모습은 충격이었다”며 “아줌마들 목소리가 특히 커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국제피스스포츠연맹(IPSF)에 근무 중인 사라(Saraswati Rai, 네팔)는 “처음에 음식점에 가면 한국 아저씨들이 술 취해서 떠들 때, (그들이) 싸우는 줄 알아서 놀랐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아시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문명화 수준은 높지만 외국인과 어울리는 분위기에 노출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라는 “네팔의 경우 거리에 외국인이 다니면 아이들이 문법에 맞지도 않는 영어로 말을 건다”며 “한국 사람들은 수줍음이 많고 영어로 말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용기를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채식’···다양성은 부족하지만, 영양학적으로는 좋아

주한외국인들은 “한국은 아직까지 ‘채식주의’라는 개념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다른 나라와는 다른 것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벨이 “나는 열대 과일이 많은 태국에서 왔기 때문에 한국에 과일 종류가 너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하자 사라도 “(한국은) 과일이나 채소가 다양하지 않다”고 맞장구쳤다.

타케히로(Morinaga Takehiro, 일본)는 “다양한 종류의 외국 음식점이 많지 않아 불편하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음식 예찬론도 있었다.

돈나벨은 “처음에는 한국 음식이 너무 매웠다. 배가 아프고 눈물, 콧물이 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된장찌개나 청국장도 집에서 자주 먹는다. 한국 음식은 영양학적으로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김치, 김, 된장, 쌈장 등은 필리핀으로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사라는 “네팔은 한국보다는 고기를 적게 먹고 매우 다양한 채소가 있지만 채소를 너무?지나치게 요리(overcooked)해서 먹기 때문에 아마 영양학적으로는 좋지 않을 것 같다. 영양학적으로는 한국 음식이 더 나은 것 같다”고 거들었다.

기술·공공서비스 편리한 KOREA

벨은 ”한국은 교통수단이 매우 발달했다. 지하철이 어디를 가나 연결돼 있어서 태국에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라훌은 “교통카드나, 어느 현금인출기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카드 등 한국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술의 융합(integration of technology)은 아름답다. 인도에는 그런 것이 없다”며 부러움을 표시했다.

또 타케히로도 “오사카에 살았을 때보다 교통이?편리해서 더 잘 돌아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성명은 “나는 한국 교통수단이 편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지하철 환승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중국(특히 상하이)가 한국보다 더?쉽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환승하려면 밖으로 나가서 직선으로 걷기만 하면 되는데 한국에서 2호선, 5호선 갈아탈 때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환승역 디자인 구조 자체가 중국 것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주한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처리되는 한국의 공공기관 서비스를 칭찬하기도 했다.

사라는 “네팔(공공기관)에서도 문서 하나 처리하는데 며칠씩 걸릴 때가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돈나벨은 “한국의 공공서비스는 필리핀에 비해 빠른 것 같다. 필리핀에서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선화 수습기자 sun@theasian.asia

영상 김판 인턴기자 mauberep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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