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 ‘낙하산’ 없는 사장 나올까
KB금융 CEO리스크 본보기 된 듯…11월14일 ‘임시주총’
KDB대우증권 차기 사장 인선에서는 외부 출신 인사 이른바 ‘낙하산’ 또는 ‘코드’ 인사가 배제될 전망이다. 최근 최고경영자(CEO) 리스크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KB금융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지난 26일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장 인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사장 선임은 사장추천위원회가 후보 추천을 받고 면접 등을 거쳐 주주가 최종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DB대우증권은 다음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사장 후보를 정하고 오는 11월1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선은 외부 출신보다는 내부 출신 인사 중에서 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KDB대우증권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삼규 수석부사장과 이영창 전 부사장, 김국용·홍성국·황준호·김성호 부사장 등 6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후배들에게 리더쉽을 인정받고 있는 인사들을 후보로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융권에서 낙하산 인사들이 연봉과 성과금만 챙기고 나가는 이른바 ‘먹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산업은행 출신은 물론 과거 대우증권을 잠시 거쳐간 전직 임직원도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침은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내분 끝에 해임되거나 퇴진한 KB금융 사태로 인해 외부CEO출신의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산은지주 계열인 대우증권 사장직은 외부 출신이 주를 이었다. 공기업의 자회사로 사장 선임에 정치적인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됐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대우증권 사장 선임도 애초 임기가 남은 김기범 전 사장의 돌연 사퇴에 이어 유력후보 내정설까지 나오면서 속전속결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다. 신임사장에 박동영 대우증권 전 부사장이 내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됐던 것이다.
하지만 사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일정이 이달 말에서 11월 중순으로 한 달 반 연기되면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전반에서 외부 인사가 사장으로 오면 여러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지적이 많다”며 “충성심 없이 잠깐 왔다 가는 인사는 회사 발전과 직원 사기에도 마이너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