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토분쟁 지역에도 훈풍 불까
아시아에 평화의 빛이 비치고 있다. 첫 주인공은 대만의 진먼다오. 진먼다오는 과거 양안의 최전방이었지만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평화의 섬으로 변신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7월27일 대만 최전방 진먼다오와 중국 남부 푸젠성 샤먼시가 협력회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양측은 2020년 개항을 목표로 샤먼시 다덩섬 일대에 건설 추진 중인 공항에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대만 측은 중국 관광객의 진먼다오 방문이 급증하면서 진먼공항의 수용 능력이 2019년께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돼 공동 투자를 제안했다. 또한 대만은 진먼다오의 만성적인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해저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고 중국 푸젠성 남부 진장시에서 물을 수입할 예정이다.
양안 화해물결은 동남아까지 흘러갔다. 태국-캄보디아 영토분쟁 지역인 프레아비히어 사원도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해 이 사원이 캄보디아 영토라고 판결했으나, 사원 주변 지역에 대해선 일부만 캄보디아 관할권을 인정했다. 두 나라는 ICJ 결정에 따라 후속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으나, 반정부 시위 등 태국 내 정국 혼란으로 협의가 지연됐다. 화해 분위기는 캄보디아 정부가 자국에 망명한 친탁신계 정치인들의 활동을 제한하고 친군부 태국 정치인들을 석방하면서 시작됐다. 테아 반 캄보디아 국방장관은 7월28일 태국을 방문해 국가평화질서위원회(NCPO) 의장인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 등 군부 지도자와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나 양국 관계강화·국방 협력 증진·국경분쟁 해소방안·캄보디아 내 태국 망명 정치인 문제·태국 내 캄보디아 불법 노동자·대테러 협력·마약 퇴치 등 주요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서남아시아의 두 대국 인도와 파키스탄도 해묵은 갈등을 딛고 전진하고 있다. 양국은 1947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각각 독립한 뒤 카슈미르 영유권 등을 놓고 세 차례 전쟁을 치렀다. 이후 양국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고, 2008년 인도 북부 뭄바이에서 파키스탄 테러단체가 연쇄폭탄테러로 166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크게 악화되기도 했다. 최근 양국 정상은 과거사 청산에 나섰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신임총리 당선 직후 서한을 보내 양국간 갈등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6월26일 뉴델리에서 열린 모디 총리 취임식에서도 이례적으로 파키스탄 총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파키스탄 총리는 “양국 번영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만은 않다. 현지 언론은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쟁지역 카슈미르에서 잇따라 교전을 벌여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15개 국경검문소에서도 인근민가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3년 휴전선 합의가 이뤄졌으나, 작년 한해만 200건의 휴전협정 위반이 보고될 만큼 인도-파키스탄 관계개선은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오랜 갈등을 딛고 아시아에 평화가 찾아올까? 세계가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