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도 논의할 수 있다”
정부 19일 남북고위급 회담 개최 전격제안
정부가 북한에 제2차 남북 고위급접촉을 판문점에서 오는 19일 개최하자고 전격 제의했다.
통일부는 11일 오전 9시10분께 김규현(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수석대표 명의의 통지문을 통해 북한에 제2차 남북고위급접촉 개최를 제의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회담 준비에 필요한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19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회담을 열자고 일단 제안했다. 아울러 북측에 편리한 날짜가 있다면 제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비롯한 쌍방의 관심 사항을 논의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요구해 온 5·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의 논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특정 의제는 안 된다고 배제하지 않는다”며 “북측이 그런 의제를 제기하면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접촉에서 5·24조치나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선을 그었던 것과는 달리 논의의 문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당국자는 ‘논의 가능 자체가 재개문제에 대한 긍정 검토냐’는 질문에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전망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회담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접촉에서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등 남북 간 현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논의를 할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을지연습 기간으로 알려진 19일로 제의한 것에 대해 “회담사에 보면 UFG를 비롯한 군사훈련기간에 장관급 회담 등을 한 적이 몇 차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의 제의를 수용해 19일에 접촉이 이뤄지고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합의가 성사된다면 상봉 대상자 선정 및 명단 교환 등 절차를 거쳐 이르면 9월 말∼10월 초 상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우리측 대표단이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아니라 김 1차장 등 청와대 위주로 다시 구성되는 것과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회담은 정부 지침을 받아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를 누가 맡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2월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접촉을 갖고 ▲ 남북관계 개선 ▲ 상호 비방중상 중단 ▲ 이산가족 상봉 진행 등 3개 사항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북측에서는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정부가 이처럼 광복절을 앞둔 11일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전격 제의한 것은 통일준비위원회 출범, 교황 방한, 인천아시안게임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7일 통일준비위 첫 회의에서 “정부의 통일정책 목표는 평화통일이며,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교류 협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이날 드레스덴 제안에서 언급된 북한 모자(母子) 보건 지원 사업에 1330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것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한 것이다.
우리측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훈련 기간으로 알려진 19일로 접촉 날짜를 제시한 것은 북한이 훈련을 빌미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지 못하게 하려는 속내도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최근 UFG 훈련의 중단을 촉구하면서 훈련 강행시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천명해 왔고, 4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다시 꺼내들 조짐까지 보여왔다.
일단 북한의 반응은 예단하기 어렵지만 북한이 ‘특별 제안’, ‘공화국 정부 성명’ 등을 통해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일단 이번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우리측의 고위급 접촉 제안에 호응해온다면 우리측은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우선 제의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 3월 박 대통령이 밝힌 드레스덴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북측에 직접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북한의 오해를 해소하고 통일준비위의 출범 취지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이다.
북측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UFG 훈련 중단, 5·24 대북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요구를 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5·24 조치나 금강산 관광 문제 등 북측이 제기하는 문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들 두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이 과거보다 신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일단 논의 할 수 있다는 것과 입장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어뒀다.
한편 우리측에서는 지난 2월 1차 접촉 때와 같이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수석대표로 나설 예정인 가운데 북측에서도 1차 때와 같이 원동연 통전부 부부장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